성북천 산책로의 한가로운 풍경. 화려함 보다는 소소하면서 고즈넉한 정취가 매력이다. 천변 산책길에는 이런 분위기에 어울리는 멋진 가게들이 모여 있다. 사진제공 | 서울관광재단
서울관광재단이 추천하는 도심 속 숨은 명소
‘핫플’ 떠오른 신당동 MZ세대 발길 잇달아
이색 카페·칵테일바·떡볶이 골목 등 재미
소소한 정취가 돋보이는 ‘성북천 산책로’
취향 저격 나만의 아지트 찾는 재미 쏠쏠
감성 자극 청파동, 회기동 파전거리 매력
불과 이틀 밖에 남지 않은 2022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맞는 첫 연말이자 새해다. 이미 서울을 비롯해 인기 있는 여행지의 숙소는 예약이 거의 찼다고 한다. 그렇다고 가만히 집에만 머물려고 하니 왠지 아쉽기만 하다. 만약 수도권에 있다면 12월의 마지막 주말과 새해, 가벼운 차림으로 전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타고 이웃 동네 나들이에 나서보자. 마침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길기연)은 미처 몰랐던 숨은 매력이 있는 우리 이웃 동네들을 추천했다. ‘핫플’ 떠오른 신당동 MZ세대 발길 잇달아
이색 카페·칵테일바·떡볶이 골목 등 재미
소소한 정취가 돋보이는 ‘성북천 산책로’
취향 저격 나만의 아지트 찾는 재미 쏠쏠
감성 자극 청파동, 회기동 파전거리 매력
●요즘 뜨는 힙한 동네, 신당동
신당동은 조선시대 도성에서 죽은 이를 옮기는 광희문 근처여서 망자를 달래는 무당의 신당이 많았던 것에서 동네 이름이 유래됐다. 이곳은 요즘 ‘힙’당동으로 불리며 MZ세대에게 트렌디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서울중앙시장(신당중앙시장)에 있는 여러 맛집들이 유튜브를 통해 소개되면서 입소문을 탔고, 시장 주변 싸전 거리는 쌀 창고를 리모델링한 카페, 레스토랑, 편집숍, 주점 등 다양한 점포들이 많다.
새로운 명소 중 하나인 주신당은 동네의 역사적 특성을 살려 술을 모시는 신당이라는 콘셉트로 꾸민 칵테일 바다. 독특한 외관과 함께 십이지신에서 아이디어를 딴 12가지 시그니처 칵테일이 재미있다.
새로운 명소들이 대거 등장해도 여전히 신당동을 대표하는 전통의 아이템은 떡볶이다. 1950년대 마복림 할머니가 이 지역에서 연탄불로 만들어 팔면서 유래됐다. 저렴한 가격과 매콤한 맛으로 주민들과 학생들에게 사랑받으며 생겨난 떡볶이 골목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세느강변, 성북천
성북천은 북악산에서 발원하여 성북동과 안암동을 지나 청계천으로 합류하는 하천이다. 성북천 산책로는 화려함보다 소소한 정취가 돋보이는 길이다. 한성대입구역-성신여대입구역-보문역-신설동역으로 이어지는 성북천 일대에 자리한 가게들은 복잡한 도심을 피해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딱 좋다. 다양한 점포를 구경하며 거닐다 보면 취향을 저격하는 ‘나만의 아지트’를 발견할 수 있다. 산책 시작은 4호선 한성대입구역 2번 출구 앞 성북천 분수광장에서 하면 좋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4호선&우이신설선 성신여대입구역, 6호선&우이신설선 보문역, 1호선 신설동역에서도 연결된다.
‘르퐁’은 성북천에 등장한 여러 가게 중 와인을 좋아하거나, 새로운 취미로 와인을 시작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할만한 곳이다. 와인 보틀숍 위주로 운영하며 내추럴 와인을 비롯한 다양한 와인을 취급하고 있다.
청파동에는 평범한 주택가 골목길 사이사이마다 숨겨진 맛집과 카페들이 있다. 사진제공 | 서울관광재단
●다른 매력의 두 대학가, 청파동과 회기동
청파동은 남영역과 숙대입구역 근처의 동네로 푸른 언덕이 많은 동네라는 데서 청파(靑波)라는 지명이 붙었다.
숙대입구역과 남영역 뒤편의 남영동 골목길은 1960년대부터 용산 미군 기지의 영향을 받아 스테이크와 부대찌개를 전문으로 음식점이 많았다. 최근에는 감성을 자극하는 카페나 맛집들이 자리하고 있다.
‘버거인’은 청파동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수제 햄버거 가게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프로그램 청파동 편에서 소개된 맛집이다. ‘데일리루틴’은 스몰 로스터리를 표방하는 카페로 조용하고 빈티지스러운 분위기가 매력이다. ‘데일리루틴’이 있는 남영 아케이드 건물은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서양식 쇼핑몰로 목재로 만든 높은 천장과 다소 어두운 건물 안의 분위기가 레트로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대학가에 위치한 회기시장은 이제 오랫동안 시장을 지키던 옛 점포들은 대부분 사라지고, 청년 가게들이 늘어나며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왼쪽) 신당동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칵테일바 주신당의 내부. 동네의 역사적 배경을 가게 테마로 삼아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회기시장이 위치한 회기역∼외대역 일대는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카이스트 서울캠퍼스,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동캠퍼스 등이 있는 대표적인 대학가다. 새마을금고가 있는 골목을 따라 약 200m의 시장 골목과 청량초, 경희대 부근으로 이어지는 크고 작은 골목에 개성 있는 가게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곳의 대표적인 먹자골목은 파전 거리다. 새우, 오징어 등 해물과 함께 파가 듬뿍 들어가 두툼한 두께와 바삭하고 고소한 식감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1호선 회기역 1번 출구에서 3분만 가면 파전골목이 나오고, 이곳을 지나 2분 정도 더 가면 회기시장이 나온다. 시장골목은 회기휘경새마을금고를 찾아가면 된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