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빌딩숲 물들이는 석양, 노들섬과 세빛섬
가을 낙조 아래 경복궁과 북악산, 역사박물관
가을 노을에 물든 한강, 서울 스카이와 아차산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행길에 만나는 여러 풍광 중 깊은 감흥을 불러 일으키는 모습 중 하나는 노을이다. 특히 요즘처럼 대기가 투명해지는 가을날에는 노을의 색감이 더욱 남다르다. 서쪽 하늘을 복숭아빛으로 발그레 물들이면서 산자락과 계곡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때론 바다에 반짝이는 금빛 반영을 만들기도 한다. 고층건물의 대도시인 서울에는 의외로 노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뷰 맛집’이 곳곳에 있다.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길기연)이 가을을 맞아 서울 도심과 자연에서 즐기는 노을 명소 5선을 추천했다.가을 낙조 아래 경복궁과 북악산, 역사박물관
가을 노을에 물든 한강, 서울 스카이와 아차산
●한강 금빛 윤슬이 예쁜, 노들섬
노들섬은 2019년 9월, 음악을 매개로 한 복합문화기지로 새롭게 단장했다. 이제는 시민들이 자연 속에서의 휴식할 수 있는 쉼터이자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섬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면 한강에 닿는다. 한강철교 위를 오가는 1호선 전철이 끊임없이 오가고, 그 뒤로는 여의도의 고층 빌딩이 늘어서 있다. 해가 저물 때면 63빌딩이 노을을 반사하여 주황빛으로 빛난다. 한강에는 이때쯤 윤슬(강이나 호수 등에 햇빛이나 달 빛에 비치어 보이는 잔물결)이 생긴다. 엽서 속 예쁜 그림 같은 전경 덕분에 ‘인스타그래머블’한 노을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9호선 노들역 2번 출구에서 도보 약 13분/노들섬 버스 정류장으로 10여개의 버스 노선 운행)
●8층 옥상정원서 바라보는 노을, 역사박물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와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이다. 역사박물관 8층에는 옥상정원이 있다. 이곳에서는 경복궁과 그 뒤로 병풍처럼 늘어선 인왕산과 북악산, 청와대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광화문 일대로 눈을 돌리면 세종문화회관 주변 빌딩 숲도 볼 수 있다. 서울의 산과 도심, 그리고 고궁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드문 곳이다. 평소에는 오후 6시까지 운영하지만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밤 9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옥상정원에서 은은하게 지는 노을부터 야경까지 볼 수 있다. 9월에 경복궁 야간 개장이 시작되면서 고궁의 밤 경치가 더욱 그윽해졌다.(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로 나와 도보 5분)
●광진구와 송파구 일대 조망, 아차산
지하철 아차산역에서 내려 약 30~40분만 걸으면 전망 포인트인 고구려정과 아차산해맞이공원에 도착한다. 서울 광진구와 송파구 일대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어서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났다. 아차산 등산은 아차산생태공원부터 시작한다. 암반 지대를 따라 10분 정도 오르면 롯데월드타워와 한강 풍경이 펼쳐지는 고구려정에 도착한다. 고구려정 뒤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다시 10분 정도 올라가면 아차산 최고의 전망 포인트인 아차산해맞이공원에 도착한다. 아차산해맞이공원 전망대에서는 롯데월드타워가 있는 서울 송파구 일대부터 광진구 일대를 지나 남산까지 이어지는 서울 시내 전경이 드넓게 펼쳐진다. 아차산 정상은 주변이 나무에 둘러싸여 오히려 전망이 좋지 않다. 노을을 보려면 아차산해맞이공원까지만 오르는게 좋다.(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 2번 출구, 아차산생태공원까지 도보 15분)
●국내 최고층서 보는 낙조,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국내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123층의 롯데월드타워는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다. 118층부터 123층까지 조성된 전망대에서는 통유리창을 통해 서울의 풍경을 360도로 둘러볼 수 있다. 노을이 질 때면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한강이 붉게 물든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구름 사이로 서서히 스며들 듯 떨어지는 해넘이를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해 질 무렵에 서울스카이에 올라 구경한다면 노을을 본 후 어둠을 밝히는 도심의 불빛이 켜지는 야경까지 같이 보고 내려오는 것을 추천한다.(2호선 혹은 8호선 잠실역 2번 출구)
●세빛섬과 골든블루마리나 선셋투어
세빛섬은 가빛섬, 채빛섬, 솔빛섬, 예빛섬으로 이루어진 4개의 건물이 부교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 노을이 질 무렵이면 동작대교 너머로 지는 해가 한강을 비추고, 세빛섬을 밝히는 조명이 켜지면서 노을과 세빛섬이 어우러진 풍경이 연출된다. 세빛섬에 있는 골든블루마리나에서는 요트를 타고 한강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노을 시간대나 야경 시간대에 맞춰서 투어 예약하면 선셋을 감상하거나 반포대교의 무지개 분수를 볼 수 있다.(9호선 고속터미널역 8-1번 출구 도보 약 17분/반포한강공원 및 세빛섬 정류장 405번, 740번 버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