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인터뷰] KC 알렉스 고든 “추신수와 비교되는 것만으로도 영광”

입력 2012-04-27 17: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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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 로얄스의 간판스타 알렉스 고든. 애리조나 | 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동아닷컴]

알렉스 고든은 KC 로얄스를 대표하는 팀의 주축선수다. 지난해 그는 타율 0.303와 홈런 23개의 성적으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수비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며 골드 글러브를 수상했다.

고든은 스타가 될 수 있는 많은 것을 갖고 있다. 흔히 말하는 5툴 플레이어다.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게다가 얼굴까지 잘 생겨 많은 여성팬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고든도 스타가 되기까지는 많이 시간이 필요했다. 네브라스카 대학 시절 3루수로 활약한 고든은 미국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였다.

2004년 대만에서 열린 세계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타율 0.524에 홈런 2개로 미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3학년이 된 2005년에는 많은 상을 쓸어 담으며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상위 지명을 예약했다.

예상대로 고든은 2005년 전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위로 로얄스의 선택을 받았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저스틴 업튼만이 고든 위에 있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고든은 채 2년이 되지 않은 2007년 4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고든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팬과 구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고든은 부상과 성적에 대한 부담으로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2007, 2008시즌 2년 연속 15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파워에서는 합격을 받았지만 타격의 정확성 등 다른 면에서는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워낙 재능이 뛰어난데다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린 고든이었기에 예상외의 부진은 감당하기 힘든 큰 충격이었다. 2010 시즌에는 자신의 포지션인 3루를 버리고 외야수로 전향하기도.

하지만 고든은 주저 앉지 않았다. 보란 듯이 일어나 날개를 펼쳤다. 2011년 151경기에 출전해 홈런 23 타점 87 도루 17 타율 0.303으로 팀을 이끌었다. 공격-수비-주루 등 모든 곳에 고든의 영향이 미쳤다. 가능성을 확인한 로얄스는 기다렸다는 듯 지난 3월, 총 4년 간 3750만 달러의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로얄스의 간판스타이자 추신수와 비슷한 스타일의 플레이어로 각광받고 있는 고든을 미국 현지에서 만났다. 지금부터 그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다음은 알렉스 고든과의 일문일답>

-로열스와 장기계약을 맺었다. 축하한다.
: 고맙다. 로열스는 내가 늘 함께하고 싶은 팀이다. 구단과 협상을 하는 동안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끝났으면 했는데 꿈이 현실이 되어 기쁘다. 특히 새 구단주(모어)가 온 뒤로 팀에 좋은 변화가 많았다. 좋은 팀에서 내 미래를 설계하고 그들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다.

-매년 스프링캠프 성적이 좋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다.
: 스프링캠프 성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스프링캠프는 정규시즌을 준비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정규시즌을 대비해 타격 폼을 수정하거나 체력적인 면을 보완하는데 중점을 둔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다. 올해부터 와일드카드가 늘어났기 때문에 우리 팀에 더 없이 좋은 기회라고 본다. 팀 동료들과 합심해서 반드시 목표를 이루고 싶다.

-화려했던 아마추어 시절과 달리 프로입단 후 성적이 좋지 않았다. 추락을 거듭하다 지난해 골드 글러브까지 수상하며 화려하게 재기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후회 없이 운동을 했다. 야구를 하다 보면 부상이나 슬럼프 등 다양한 일들이 발생한다. 이미 벌어진 일에 연연하거나 후회하기 보다 주어진 환경에서 늘 최선을 다하는 긍정적인 사고와 행동이 필요하다.

클리블랜드의 추신수와 닮은 점이 많은 알렉스 고든. 애리조나 | 동아닷컴 이상희 객원기자


-사람들은 종종 당신과 인디언스 외야수 추신수를 비교한다. 공, 수, 주 모두 닮은 점이 많다. 특히 강한 어깨에서 나오는 송구능력은 두 선수 모두 최고 수준이다.
: 추신수는 나보다 훨씬 좋은 선수다. 나를 추신수와 비교해 주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추신수는 정말 훌륭한 선수다. 강한 어깨와 장타력 게다가 빠른 발 등 모든 것을 갖춘 선수다. 특히 우리 팀과 시합할 때면 더 잘 하는 것 같다. 강한 송구로 주자도 잘 잡고 공격도 잘한다. (웃으며) 추신수를 만나면 우리 팀과 경기할 때 살살해 달라고 전해달라.

-야구는 언제 처음 시작했나.
: 어려서부터 풋볼, 농구, 야구를 했다. 가장 소질이 있었던 종목은 풋볼이었지만 야구를 제일 좋아했다. 성격이 외향적이라 집 안에서 TV를 보거나 게임 하는 걸 별로 로 안 좋아했다. 늘 밖에 나가 친구들과 운동하는 걸 좋아했다.

-그렇다면 언제 야구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나.
: 야구를 처음 접했던 날부터다. 게다가 우리 가족 모두가 야구를 좋아하는 집안이라 자연스럽게 야구선수로 진로를 정하게 됐다.

-어린 시절 당신의 롤모델로 삼았던 선수는 누구인가.
: 켄 그리피 주니어다. 호쾌한 타격과 멋진 수비를 보여주었던 켄 그리피 주니어는 어린 시절 나의 우상이자 내가 제일 좋아한 선수였다.

-메이저리그에서 다양한 투수를 상대했다. 가장 공략하기 힘든 투수를 꼽으라면.
: (웃으며) 힘든 질문이다. 너무 많아 딱히 누구 한 명을 꼽기 힘들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투수로는 브라이언 앤더슨을 꼽을 수 있다.

-메이저리거로 살며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 힘든 점이라면 매 시즌 잘해야 된다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들 수 있다. 야구 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일에는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다. 실패했을 때 그것을 극복하는 게 중요한데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야구선수들은 징크스가 있는 걸로 안다. 당신의 징크스는 무엇인가.
: 경기에서 이기거나 좋은 타격 등을 하게 되면 그날 했던 일을 그대로 반복한다. 예를 들어 오늘 경기 전에 햄버거를 먹었는데 우리 팀이 이기거나 내가 좋은 성적을 내면 내일 또 햄버거를 먹는 식의 같은 습관을 반복하는 징크스가 있다.

-운동 후 또는 경기 후에는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가.
: 대부분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데 시간을 보낸다. 원정경기를 자주 다니다 보니 늘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그래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끝으로 한국에 있는 당신의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 멀리서 응원해줘서 고맙다. 태평양 건너에도 메이저리그 팬들이 많은 걸로 안다. 앞으로 더 많은 외국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와서 함께 플레이 했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더 한국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애리조나 | 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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