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한지 딱 100년이 된 유구한 역사를 지닌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 펜웨이 파크의 우측 폴대에는 따로 부르는 애칭이 있다.
다름 아닌 ‘페스키 폴’(Pesky Pole). 이는 결코 영광스러운 애칭은 아니다. 홈런을 펑펑 때릴 파워가 없던 조니 페스키가 펜웨이 파크 내에서 홈런을 기록할 수 있던 유일한 곳이 바로 홈 플레이트까지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우측 폴대 지점.
이로 인해 사람들은 펜웨이 파크의 우측 폴대를 ‘페스키 폴’이라 부르기 시작했고, 이 애칭은 지금까지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사연으로 펜웨이 파크 우측 폴대의 주인이 된 조니 페스키가 14일(이하 한국시각) 향년 92세로 사망했다.
지난 1942년 보스턴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발을 내딛은 페스키는 사실 그리 뛰어난 타자가 아니었다.
타격의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통산 홈런은 단 17개에 그쳤을 만큼 파워가 없었다. 하지만 통산 타율이 0.307에 달할 정도로 정확성은 갖춘 타자였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데뷔 후 이듬해인 1943년부터 1945년까지는 군복무를 하기도 했다.
은퇴 후에는 마이너리그 코치를 거쳐 1963년과 1964년 보스턴의 감독으로도 활약했고, 감독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이후 1984년까지 보스턴의 타격 코치로 활약했을 뿐 아니라 1985년부터는 보스턴의 고문 역할을 맡아 단장 보좌 역할은 물론 후진 양성에 힘썼다.
이러한 공을 인정한 보스턴은 지난 2006년에 펜웨이 파크의 우측 폴대에 공식적으로 ‘페스키 폴’이란 애칭을 붙였고, 2008년에는 그의 등번호 8번을 영구결번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지난 4월에 열린 펜웨이 파크 100주년 기념행사에는 과거 키스톤 콤비를 이뤘던 바비 도어와 함께 참석해 올드 팬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기도 했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