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야구장의 악마’ 이용규(28·KIA)가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한국대표팀은 4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털 구장에서 열린 2013 WBC 1라운드 호주와의 B조 조별리그 2차전 경기에서 장단 11안타를 몰아치며 6-0으로 완승을 거뒀다.
그 중심에 이용규가 있었다. 이용규는 이날 3타수 2안타 2볼넷으로 5타석 중 4번이나 1루에 진출, 호주 배터리를 괴롭혔다. 자유롭게 당겨치고 밀어치고 깎아치는 이용규에게 호주 투수진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용규는 첫 타석인 1회초 호주 선발 라이언 설로부터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한국은 이용규의 출루를 시작으로 이승엽의 2루타와 이대호의 볼넷, 김현수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먼저 3점을 따냈다. 경기 내내 끌려다닌 끝에 0-5로 완패한 지난 네덜란드전과 달리, 시작부터 확실히 기선을 제압한 것.
이용규는 2회초에도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장, 설의 4구를 가볍게 밀어쳐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용규는 뒤이은 이승엽의 2루타에 홈을 밟으며 한국의 4번째 점수를 올렸다.
이용규는 4회초에는 바뀐 투수 스티븐 켄트에게 파울 2개를 치며 물고늘어져 6개의 공을 던지게 했고, 7회초 또다른 투수 쉐인 린제이를 상대로는 7구만에 중전안타를 때려내 호주 대표팀을 좌절시켰다. 이후 이용규는 루상에서 아웃됐지만, 이대호의 적시타가 터지며 한국은 목말랐던 추가점을 뽑을 수 있었다.
이용규-유하나 부부
이용규는 8회에도 상대 라이언 롤랜스미스로부터 3개의 파울을 쳐내며 무려 8개의 공을 던지게 한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이용규가 최근 ‘바람의 손자’ 대신 ‘야구장의 악마’라고 바뀌어불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용규는 이날 호주 투수들과 상대한 5번의 타석에서 무려 31개의 투구수를 이끌어냈다.
이용규는 최근 아내 유하나의 임신 소식을 들었던 차에 이날 대활약으로 보답한 셈이 됐다. 유하나는 현재 임신 3개월째다. 이용규는 지난 2011년 12월 유하나와 결혼한 이래 1년여만에 첫 아이를 갖게 됐다. 이용규가 대만전에서도 ‘아빠’된 마음을 담아 더욱 ‘악마’스런 활약을 보여줄 수 있기를, 야구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스포츠동아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