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하의 한국-카타르전 Q&A]조커 손흥민 투입에 살아난 측면…밀집수비 깼다

입력 2013-03-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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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전에서  김신욱(왼쪽)이 장신(196cm)의 장점을 
살려 공중으로 솟구쳤다. 카타르 수비가 필사적으로 저지하려 했지만, 김신욱은 이들을 뚫고 헤딩슛을 시도했다.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전에서 김신욱(왼쪽)이 장신(196cm)의 장점을 살려 공중으로 솟구쳤다. 카타르 수비가 필사적으로 저지하려 했지만, 김신욱은 이들을 뚫고 헤딩슛을 시도했다.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손흥민 후반 교체출장…활발한 몸놀림
선제득점 후 집중력 뚝…3분만에 실점
카타르 공격 한방에 뚫린 수비 아쉬움



Q : 이근호가 선제골을 넣어줬다.


A : 오늘 공격수 중 가장 돋보인 선수가 이근호였다. 이근호는 상대 수비수 뒤로 빠져 들어가는 움직임이 좋은 선수다. 그런 장점을 십분 발휘해 줬다. 또 전반 초반부터 중앙과 좌우를 가리지 않고 상대 수비를 헤집어 주며 공격의 활로를 뚫어 줬다. 상대 골키퍼 키를 넘기는 재치 있는 감각적인 헤딩슛도 칭찬해주고 싶다.


Q : 실점 장면은 아쉬웠다.


A : 사실 카타르는 위협적인 공격이라고 할 만한 장면이 거의 없었다. 한번의 위기가 실점으로 이어진 것이 안타깝다. 일단 카타르 칼판 이브라힘이 슛을 워낙 잘 때렸다. 하지만 1차적으로 중앙 미드필더인 구자철과 기성용의 수비전환이 약간 늦은 것이 슛을 허용하는 원인이 됐다. 중앙수비수들의 움직임도 아쉽다. 곽태휘와 정인환이 재빨리 뛰쳐나와 각을 좁혀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선제득점 후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은 꼭 고쳐야 할 과제다.


Q : 후반 들어 김신욱-이동국 투 톱이 가동됐는데.


A : 김신욱과 이동국 모두 장신 공격수이고 헤딩력도 뛰어나다. 상대 수비수와 공중 경합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하지만 둘이 같이 투입되자 나머지 선수들이 너무 공중 크로스에 의한 전술에만 의지하는 모습이 보였다. 빨랐던 우리 경기 템포가 느려진 원인이다. 두 장신 공격수와 함께 움직임이 좋은 이근호도 십분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Q : 경기 초반 약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A : 카타르가 의외로 처음에 내려서지 않고 초반 중원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보이자 우리가 약간 당황한 듯 했다. 불필요한 패스 미스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15분 정도가 지나면서 페이스를 찾아 갔다.


Q : 전반에 측면 미드필더로 손흥민이 아닌 지동원을 내세웠는데.


A : 지동원이 전반 6분 만에 상대 패스를 가로채는 좋은 장면이 나왔다. 그 때 골을 넣지는 못하더라도 자신 있게 슛을 때렸다면 훨씬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동원은 머뭇거리며 슛 타이밍을 놓쳤고 이것이 경기 내내 자신감 저하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지동원의 몸이 전체적으로 썩 가벼워 보이지는 않았다. 후반 손흥민이 들어가면서 측면이 조금 살아났다.


Q : 압박수비를 뚫기 위한 정석은 사이드 돌파와 중거리 슛인데 이 부분은 어땠나.


A : 최강희 감독이 의도적으로 사이드 돌파를 지시한 듯 했다. 전반 중반 이후 상대는 최전방 1명을 빼 놓고는 나머지 모두가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섰다. 상대 문전 중앙은 너무 촘촘했다. 어지간해서는 슛 찬스를 잡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럴 때는 양 사이드 미드필더가 활발한 위치 체인지를 하고 또한 크로스가 상대 측면 깊숙한 곳에서 나와야 한다, 그래야 중앙에 밀집된 상대 수비를 벌릴 수가 있고 우리도 슛 찬스를 만들 수 있다. 오범석과 박원재가 좀 더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공격가담을 해 줬어야 했다. 우리가 전후반 내내 경기를 주도하고 많은 기회를 잡고도 정작 유효 슛은 많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박태하 전 대표팀 수석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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