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얼짱 서효원. 사진제공|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공격하는 수비수’ 서효원(26·KRA한국마사회)의 ‘공격본능’이 폭발했다.
세계랭킹 32위인 서효원은 7일 인천 송도글로벌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13 코리아오픈 여자 단식 4강전에서 리호칭(58위·대만)을 상대로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4-2(7-11 11-5 13-11 9-11 11-8 11-8)로 승리를 거뒀다.
상승세인 두 선수간의 맞대결이었다. 서효원은 전날 16강전에서 이번 대회 우승후보였던 펑티엔웨이(세계랭킹4위·싱가폴)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4강에 올랐다. 리호칭 역시 세계랭킹 23위 석하정(28·대한항공)과 후쿠하라 아이(9위·일본)를 연파하며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선수다.
경기 전 만난 여자 탁구 대표팀 박지현 코치는 “리호칭은 공수 조절에 능한 노련한 선수”라면서도 “(석)하정이가 좀더 공격적으로 임했으면 이겼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리호칭은 전날 석하정과의 경기 7세트에서 5-10까지 뒤지던 경기를 기적같이 뒤집었던 것. 박 코치는 “상대 선수는 커트볼을 짧게 받으면서 (서)효원이를 테이블에 붙여두려고 할 텐데, 과감하게 역공에 나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4강전을 전망했다.
탁구얼짱 서효원. 사진제공|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서효원은 탐색전 끝에 1세트를 7-11로 내줬지만, 보다 활발하게 공격에 나선 2세트를 11-5로 승리하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3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13-11로 따냈지만, 4세트 막판 실수가 이어지며 9-11로 져 다시 동점. 하지만 침착함을 되찾은 서효원은 상대 범실을 유도해내며 5세트를 11-8로 승리,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기세가 오른 서효원은 6세트에서 다소 지친 듯한 리호칭을 몰아붙이며 9-6으로 앞서나갔다. 범실과 상대의 행운이 이어지며 9-8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마지막 순간 마음을 다잡으며 11-8로 승리, 감격의 결승 진출을 달성해 체육관을 가득 메운 2천여 관중들을 환호하게 했다.
서효원은 ‘국가대표 에이스’ 김경아(36)-박미영(32·은퇴)이 은퇴하기 전에도 국내 수비전형 선수들 중 서브와 공격력에 있어서는 최고로 평가되던 선수다. 서효원은 전날 펑티엔웨이와의 경기에서 수비형 선수가 맞나 싶을 만큼 폭풍 같은 공격을 퍼부으며 4-1로 승리했다. 서효원은 리호칭과의 4강전에서도 상대의 드라이브를 과감하게 받아치는 등 수비수답지 않은 매서운 공격력을 선보였다.
서효원은 7일 오후 4시30분부터 열리는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이시카와 카스미(20·10위)와 맞붙는다. 서효원 개인으로서는 오픈으로 펼쳐지는 국제대회 첫 우승 도전이자, 얼마전 월드 팀 클래식 8강전에서의 완패를 설욕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카스미로서도 지난 2011년 이 대회에서 당한 패배의 복수전이다.
이로써 한국은 안방무대에서 남녀복식에 이어 여자 단식에서도 결승 진출에 성공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인천 송도|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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