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메이저리그 첫 완봉승을 따내며 승승장구하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이 한차례 숨을 골랐다.
류현진은 당초 3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위치한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LA 에인절스와의 경기 도중 타구에 왼 발을 맞았고, 검진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이것이 원인이 돼 등판을 연기했다.
상승세에 있었던 만큼 아쉬운 것도 사실. 하지만 사소해 보이는 발의 통증은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과거 타격의 시대였던 1930년 대. 내셔널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디지 딘은 폭풍 같은 빠른 공으로 메이저리그 타자를 휘어잡았다.
풀타임 메이저리그 첫 해인 1932년에 18승을 거두고 이듬해 20승, 1933년, 1934년, 1935년에는 각각 30승, 28, 24승을 거뒀다.
데뷔 후 5년 동안 무려 120승. 연 평균 24승을 올린 것. 하지만 한 순간의 판단 미스로 모든 것을 잃었다.
딘은 1937년 올스타전에 내셔널리그 대표로 참가했고, 투구 도중 얼 에버릴의 라인 드라이브 타구에 맞아 발가락이 골절됐다.
하지만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딘은 무리해서 등판했고, 발의 통증을 이겨내며 투구를 계속하자 허리에 이상이 왔다.
허리의 이상은 곧 어깨 부상으로 이어졌고, 딘은 1937년 이후 단 한번도 1시즌 두자리 승수를 기록하지 못한 채 은퇴했다.
물론 현대 야구는 그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체계적이며 의료 서비스의 질 역시 매우 높다. 또한 딘의 경우는 무리한 등판이 가져온 파멸의 예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이다.
하지만 LA 다저스 팀 사정이 어렵다고 해도 무리한 등판을 할 경우 최악의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교훈을 주기에는 충분하다.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던 딘은 전성기 시절의 활약을 인정받아 단 150승만을 거두고도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됐다. 이는 명예의 전당 최소 승수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