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의 새 인생 목표는 ‘IOC 선수위원’

입력 2014-02-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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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스포츠동아DB

김연아. 스포츠동아DB

■ 화려한 은퇴, 그 후엔…

17년간 선수생활…소치가 마지막 무대
IOC 선수위원 15명뿐…쉽지 않은 도전
20대 여성 김연아로 새 삶 “홀가분하다”


2014소치동계올림픽은 대한민국이 ‘선수’ 김연아(24·올댓스포츠)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는 무대다. 생애 2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이 끝나면, 김연아는 왕관을 내려놓고 은퇴한다. ‘피겨 여왕’이 아닌 ‘20대 여성’ 김연아에게 인생의 제2막이 열리는 것이다.


● IOC 선수위원, ‘피겨 여왕’의 또 다른 목표

김연아는 2012년 7월 태릉선수촌에서 복귀 기자회견을 열고 “소치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참가한 뒤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올림픽 이후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는 새 목표가 생겼다”고 밝혔다. 의미 있는 피날레를 장식하고 은퇴한 뒤에도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고 싶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IOC 선수위원은 총 15명. 하계 종목 8명, 동계 종목 4명, IOC 위원장이 선임한 3명으로 이뤄진다. 후보 자격은 ▲직전 또는 당해년도 올림픽에 참가했고 ▲폐막일 기준으로 만 18세 이상이며 ▲도핑 위반 제재 경력이 없고 ▲영어 또는 프랑스어에 능통하며 ▲나라별 올림픽위원회(NOC) 추천을 받은 선수다. 2018년 선수위원에 도전할 김연아는 모든 조건을 충족시킨다. 2016년 IOC 선수위원에 출마하는 역도의 장미란(31)과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는 이유다.


● 가장 중요한 ‘사람’ 김연아의 삶

그러나 IOC 선수위원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사람’ 김연아의 삶이다. 김연아는 복귀 기자회견에서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이후 선수로서 더 높은 목표를 찾기 어려웠고, 반대로 국민들의 관심과 애정은 더 커졌다. 그 부담감에서 벗어나고 싶어 은퇴를 고민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17년간 피겨선수로 살면서 많은 것을 자제했던 김연아에게는 언젠가부터 세간의 시선, 훈련과 경기에 대한 압박감에서 벗어나 ‘남들처럼 사는 것’이 오히려 꿈이 됐다. 김연아는 최근 “선수생활을 하다 보면 일상이 운동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자제해야 할 게 너무 많다. 이게 모든 선수들의 스트레스”라며 “너무 오랫동안 선수를 해서 (올림픽이 끝나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는 없겠지만, 천천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경기 걱정과 다음날의 훈련 걱정 없이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 가벼운 마음으로 미래를 걱정하고 생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원할 것 같다”고 진심을 털어놓았다. 팬들에게는 김연아의 은퇴 무대가 아쉬움을 남기겠지만, 선수 자신은 “홀가분한 마무리”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17년간 세계인의 눈과 마음을 휘어잡았던 ‘피겨 여왕’의 마지막 무대가 곧 펼쳐진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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