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 스포츠동아DB
당시 선동열 현 KIA 감독은 빙그레와 한국시리즈에서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는 부상이 있었지만 고비 때마다 불펜에서 몸을 푸는 ‘무력시위’로 팀 우승에 큰 ‘공헌’을 했다.
현역시절 선 감독은 마무리 투수로 변신한 뒤 3이닝은 물론 4이닝까지 던졌다. 체력적으로 등판이 어려운 날에도 종종 불펜에서 시위를 하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었다.
그러나 십수 년이 지난 2014년 김응룡 한화 감독은 ‘선동열 불펜 시위 작전’을 스스로 부정했다.
김 감독은 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마무리 투수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해태 시절 선동열 감독의 불펜 시위 추억이 나오자 김 감독은 “많이들 그렇게 말을 하는데 난 시위하는 성격이 아니다”며 빙그레 웃었다. 그리고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투수코치가 알아서 준비시키고 그런 거지, ‘야, 동열아 나가서 던지는 시늉만 하고 있어’ 난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해명’이었지만 ‘선동열’이라는 이름이 들리자 김 감독의 얼굴에는 최고의 마무리 투수와 함께 했던 그 시절이 떠올랐는지 잠시 흐뭇함이 퍼졌다 사라졌다. 노 감독에게 어쩌면 지금 가장 그리운 대상인 것만 같았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