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내야수가 선행주자를 아웃시키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무사 만루에서 빠른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2루에 공을 던져 아웃시키기란 쉽지 않다. 자칫 야수선택으로 실점위기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근우는 순간적인 판단과 정확한 송구로 주자를 잡아냈다.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함이 만들어낸 영민한 플레이였다.
이뿐 아니다. 지난달 13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정근우의 수비 능력은 십분 발휘됐다. 그는 2회 2사 1·2루서 민병헌의 중견수 쪽으로 빠지는 타구를 잡아내고는, 2루에서 홈까지 대시하려다 오버런한 김재호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3루로 빠르게 송구해 주자를 잡아냈다. 민병헌의 타구가 깊어 내야안타 가능성이 높았던 상태. 그는 공을 잡자마자 3루로 주저 없이 뿌렸다. 2사 만루가 이닝 종료로 끝났다.
정근우는 1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선행주자를 잡는 건 내야수의 기본”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사래를 치고는 “주자가 2·3루가 되면 안타 하나에 동점이니까 1·3루를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라고 특별한 게 아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정작 본인은 “별 게 아니다”며 겸손하게 말했지만, 경기의 흐름을 읽고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야구는 작은 플레이 하나로 경기의 흐름이 바뀐다. 정근우가 그걸 증명한다.
대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