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진영. 스포츠동아DB
최경철은 준PO가 낳은 최고의 스타였다. 3승1패로 플레이오프(PO) 행 열차를 탄 4경기에서 무려 0.533(15타수8안타)의 타율을 기록했다. 1차전에선 3-0으로 앞선 1회 승부의 쐐기를 박는 3점홈런을 터뜨렸고, 2차례 도루를 막아냈다. 시리즈 내내 바빴다. 치고 달리고, 던지고 사인을 냈다. 흠잡을 데 없는 플레이였고, 준PO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이진영은 “최포수에서 최스타가 된 우리 경철이를 끝까지 응원해 달라”고 웃으며 남다른 동기사랑을 드러냈다.
프로 12년차. 숫자만큼 오랜 경력이지만 까놓고 보면 1군에서 뛴 시간은 많지 않다. ‘동갑내기’ 이진영이 1999년 쌍방울에 입단해 이듬해부터 주전을 잡았지만 최경철은 2군을 전전했다. 2004년 SK에 입단하며 팀의 대들보로 성장한 이진영과 한솥밥을 먹었지만 그뿐이었다. 둘의 위상은 천지차이였다. 이진영은 한국을 대표하는 우익수로 성장했지만 최경철은 1군보다 2군생활이 길었다. 오랜 무명의 시간을 돌고 돌아 마침내 둘은 올 시즌 첫 동반 풀타임으로 1군에서 함께 생활한다. 최경철이 안방을 차지하면서부터다. 이진영은 친구의 어려움을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봤고, 마음속 깊이 응원했다. 최경철도 이진영에게 조언을 구하며 ‘늦깎이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진영이 바라본 최경철은 이제 매섭게 성장한 주전포수다. 일회성 활약이 결코 아니다. 이진영은 “경철이가 무섭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PO에서도 잘 할 거라 의심치 않는다. 다만 넥센이 준PO를 보고 철저히 분석했을 것이다. 경철이가 심리적인 견제 등을 잘 이겨내야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응원했다.
목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