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오레올 봉쇄한 목적타 서브 작전

입력 2016-03-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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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승 남았다’ OK저축은행 송명근(왼쪽)과 시몬이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캐피탈과의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천안|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제 1승 남았다’ OK저축은행 송명근(왼쪽)과 시몬이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캐피탈과의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천안|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오레올, 챔프 1·2차전서 서브리시브 집중하다 공격 흔들려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3승제)에서 OK저축은행의 전술은 간단했다. 현대캐피탈의 스피드 배구를 깨기 위해선 강한 서브가 해법이라고 판단했다. 서브 공략의 목표도 확실히 했다. 현대캐피탈 주 공격수 오레올에게 서브를 집중함으로써 어차피 막기 힘들다면 가장 공격 확률이 높은 선수의 발부터 무겁게 만들겠다는 계산이 있었다. 오레올은 서브리시브 후 공격에 가담하면 스텝이 꼬여 장기인 파이프공격에서 타점이 낮아졌다. 전위에서 빠른 C퀵을 하더라도 현대캐피탈 세터 노재욱이 빠르게 공을 뽑아주지 못해 블로킹이 따라갈 수 있다고 봤다.

1·2차전에서 Ok저축은행의 공략법은 성공했다. 시즌 공격 성공률이 59.45%였던 오레올은 챔프전 2경기 동안 성공률이 41%로 떨어졌다. 18일 1차전에선 3·4세트 분발로 26득점을 했지만, 20일 2차전에선 11득점에 그쳤다.

OK저축은행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현대캐피탈의 기세였다. 후반기 18연승을 거두는 동안 보여준 기세가 이어진다면 챔프전도 힘들다고 판단했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끌려만 가지 말자. 최대한 흐름만 잡자”고 주문했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1차전 다음 날 훈련하는 대신 선수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선수들의 마음속에 숨어있던 ‘우리는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1차전 패배의 원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최 감독은 “두려움을 숨기지 말고 드러내라. 우리가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자. 아름다운 2등도 있다”고 당부했다. 훈련 대신 즐거운 레크리에이션을 택했다. 이를 통해 모든 선수들이 경기의 부담을 털고 눈물이 날 만큼 많이 웃게 만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마음 한편에 감춰져있던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상황이 벌어지면 서로 눈만 마주칠 뿐 몸이 움직이지 않았고, 2번째 동작과 판단도 느렸다. 특히 노재욱의 세트가 짧거나 공격수와 엇박자가 나면서 공격이 더욱 힘들었다. 2차전에서 OK저축은행에 블로킹에서 4-7로 뒤진 것이 상징적이었다. 올 시즌 블로킹 1위팀이 현대캐피탈이었지만, 그 장점이 나오지 않았다.

지금은 플레이오프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OK저축은행의 기세가 더 무섭다. 지난해 한국전력과의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무려 9연승이다. 확실히 ‘봄 배구’에선 정규리그와는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

천안 l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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