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미-박성현-박인비(맨 왼쪽부터). 사진제공|르꼬끄골프·KLPGA·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쉽 조직위
‘일본의 골프여왕’ 이보미(28·혼마골프), ‘국내 장타퀸’ 박성현(23·넵스), 세계랭킹 1위 탈환을 노리는 박인비(28·KB금융그룹) 그리고 첫 메이저 우승을 꿈꾸는 김세영(23·미래에셋). 한국을 대표하는 여자골퍼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우승사냥을 위해 사막의 뜨거운 태양 아래 모였다.
4월1일(한국시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골프장 다이나쇼어 코스(파72·6769야드)에서 개막하는 ANA인스퍼레이션(총상금 260만 달러)은 LPGA투어의 시즌 첫 메이저대회다.
이보미는 5년 만에 미국에서 열리는 LPGA투어에 출전한다. 오로지 8월 열리는 리우올림픽 티켓 사냥을 위해서다. 29일 골프장에 도착한 이보미는 9홀 연습라운드를 하면서 일찍 적응에 들어갔다. 이보미는 연습라운드 뒤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코스를 돌아보니 딱 미국의 골프장 같은 느낌이다. 일본의 코스와는 전혀 달랐다. 전장과 러프가 길고 그린은 빠르다. 낯선 분위기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컨디션도 좋고 부담도 없다. 좋은 경쟁을 해보고 싶다”라고 개막을 준비했다.
미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JTBC파운더스컵과 기아클래식에서 몸을 푼 박성현은 원정투어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하겠다는 각오다. 앞선 두 번의 대회에서 공동 13위와 4위를 차지한 박성현은 미국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개막전에서 허리 부상을 당한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여 온 박인비는 기아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제자리로 돌아왔다. 2013년 이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박인비는 누구보다 코스의 특성도 잘 알고 있어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김세영은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 단단히 벼르고 있다. 작년 이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며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눈앞에 뒀었다. 그러나 최종일 경기에서 갑작스런 샷 난조로 3타를 까먹어 우승트로피를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에게 내줬다. 승부욕이 강한 김세영은 경기 뒤 인근에 있는 태권도장을 찾아 대련을 하면서 마음속에 남아 있던 아쉬움을 털어냈다.
싱가포르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해 3개 대회나 출전을 포기했던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약 한 달만에 필드로 복귀한다. 전인지는 이 대회를 위해 특별히 더 많은 신경을 썼다. 지난 겨울에는 1차 동계훈련 장소로 이 골프장을 선택해 약 2주 동안 머물기도 했다. 이 밖에도 개막전 우승자 김효주(21·롯데), 2승을 기록 중인 장하나(24·비씨카드)도 메이저 여왕이 되기에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
한편 커리어그랜드슬램을 위해 메이저 1승만을 남겨두고 있는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다. 하지만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골프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박세리는 남은 시즌부터 내년 대회 개막 전까지 10경기 이상만 출전하면 상금랭킹 등에 상관없이 내년 ANA 인스퍼레이션의 출전 자격을 받게 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