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돔. 스포츠동아DB
당초 KBO는 지난 4월 WBC 1라운드 유치를 WBC 조직위원회에 신청했다. 메이저리그 주도로 추진되어온 ‘야구의 월드컵’인 WBC는 일정상 3월에 대회가 진행되기에 날씨가 쌀쌀한 한국은 개최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고척 스카이돔이 완공되며 추위의 한계를 해결할 수 있게 되자 국제야구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할 때, 유치 신청은 수순이 됐다.
그동안 WBC 아시아지역 본선 1라운드 단골 개최국이었던 대만이 5월 유치 신청을 철회하며 한국에서 대회가 열릴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당초 5월 말에서 6월 최종결정이 유력했으나 8월에야 발표가 나기에 이르렀다.
야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외에 대만과 네덜란드, 그리고 지역예선전을 통과해서 올라올 1개국이 ‘서울 라운드’에 참가할 예정이다. 일본은 쿠바, 중국, 호주 등과 도쿄돔에서 본선 1라운드를 개최한다. WBC의 본선 라운드는 총 16개국이 참가한다.
WBC 대회마다 해외파를 망라한 최정예 멤버를 구성한 한국은 2006년 제1회 WBC에서 4강, 2009년 제2회 WBC에서 준우승을 해냈다. 그러나 2013년 제3회 WBC에서는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첫 경기 네덜란드에 패배한 후유증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충격의 탈락을 했었다. 그러나 2017년 대회는 개최국의 이점을 살릴 수 있는데다가 호주가 ‘도쿄 라운드’로 빠져나가며 2위까지 올라가는 한국의 2라운드 진출이 훨씬 수월할 전망이다.
이제 고척 스카이돔에서 WBC 본선 1라운드 개최가 확정되며 그동안 답보 상태였던 국가대표 감독 선임 등, 대표팀 구성에도 더욱 탄력을 받을 듯하다. 승부조작 등 우울한 소식으로 신음했던 한국야구에 WBC 개최 확정은 한줄기 낭보가 아닐 수 없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