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력에서도, 매너에서도 무릎을 꿇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3일 중국 창사 허룽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날 한국은 일방적인 중국의 응원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으로 잘 싸워나갔다. 주도권을 가져오며 경기 운용을 순조롭게 풀어나가는 듯 했다.
하지만 간간히 있는 중국의 역습에 고전했고 결국 세트피스에서 무너졌다. 전반 33분 중국에 코너킥을 내줬고 이 상황에서 위다바오가 헤더로 연결, 이는 그대로 한국 골망을 갈랐다.
중국의 선제골에 경기장은 더욱 달아 올랐고 중국 선수들도 자신감을 되찾기 시작했다. 이에질세라 한국도 다시 팀을 재정비하며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한국은 몇 차례 결정적인 장면에도 불구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며 답답함을 보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실망감은 더해졌고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에 새 활로를 찾고자 후반 20분 황희찬을 투입했다.
빠른 발과 저돌적인 돌파를 요구했지만 황희찬이 보여준 건 불필요하고 과했던 행동이었다. 0-1로 뒤진 후반 45분. 정규시간은 모두 흘렀고 한국에 남은 건 추가시간 4분뿐이었다.
황희찬은 터치라인에서 중국의 인홍보와 볼 다툼을 했다. 이 과정에서 황희찬은 넘어져 있는 인홍보에게 강한 발길질을 시도했다. 인홍보의 배 위치에 있던 공을 맞추려는 의도로 해석할수도 있지만 화면 상 황희찬의 행동은 신경질적인 반응이었다.
이에 양 국 선수들은 모두 뛰어와 신경전을 벌였고 시간은 그대로 흘러갔다. 한국은 1분1초가 아까운 시간을 그대로 흘려보냈고 중국은 더 이상의 땀을 흘리지 않은 채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이날 한국은 모든 면에서 완패했다. 상대 골망을 흔들지 못했고 답답함에 넘어져있는 상대 선수까지 걷어차는 행위를 벌였다. "모든 면에서 패한 경기다"라며 한숨을 내뱉은 이천수 해설위원(JTBC)의 말에 공감이 가는 순간이었다.
동아닷컴 지승훈 기자 hun08@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스포츠동아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