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휠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휠러는 198㎝·116㎏의 좋은 체격을 지닌 좌투수로 제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발진의 좌우 균형을 맞춘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피칭메뉴는 평균구속 140㎞대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으로 다소 평범하지만, 큰 키를 활용해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변화구의 각이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한용덕 한화 감독이 눈여겨본 또 하나의 매력포인트가 있다. ‘스냅 견제’가 바로 그것이다.
좌투수가 글러브에서 공을 빼자마자 1루에 견제구를 던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는 주자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도루 확률을 낮출 수 있는 무기다. 손목 스냅을 사용해 그 속도를 높인다면 효과는 두 배다.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한일전 당시 봉중근(LG)이 1루 주자 이치로에게 견제 모션으로 겁을 준 장면도 여기에 속한다.
뛰어난 견제능력을 지닌 투수의 매력은 라이언 피어밴드(kt)에게서 찾을 수 있다. 견제능력이라는 장점을 발휘한 덕분에 가치를 더욱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시즌부터 올해까지 3시즌 연속 견제사 1위를 기록한 것이 이를 설명하는 지표다. 2015~2016시즌 넥센 감독으로 피어밴드와 함께했던 SK 염경엽 단장은 “투수가 주자를 잘 묶는 것 자체로 방어율을 1점 가까이 낮출 수 있다”고 밝혔는데, 한화도 휠러에게 이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 감독은 “휠러가 1루에 견제구를 던질 때 손목 스냅을 활용하는 모습을 눈여겨봤다. 빠른 견제가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기대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