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오승환.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박병호는 ML시범경기 데뷔전 3삼진 부진
김현수 2경기 연속 선발출장 무안타 침묵
‘카디널스의 신입자가 첫 등판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세인트루이스 오승환(34)이 3일(한국시간) 미국무대 첫 시범경기에서 호투하자 AP통신은 이 같은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호평을 내놓았다. 오승환은 이날 홈구장인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디지딘스타디움에서 열린 플로리다 애틀랜틱대학(FAU)전에서 팀의 2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동안 탈삼진 1개를 곁들여 3타자를 완벽하게 돌려세웠다. 반면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타자 박병호(30·미네소타)와 김현수(28·볼티모어)는 나란히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 오승환 역투에 매서니 감독 감탄
세인트루이스로선 첫 실전이었다. 대학팀을 상대로 했기 때문에 내용적으로는 연습경기에 가깝지만, 메이저리그에선 이 또한 ‘시범경기(exhibition game)’로 부른다. 다만 이날 경기 기록은 시범경기 공식기록으로는 집계되지 않는다.
오승환은 0-0으로 맞서 3회초 마운드에 올라 12개의 공만으로 1이닝(3루수 땅볼∼좌익수플라이∼삼진)을 지워버렸다. 마이크 매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경기 후 오승환에 대해 “우리가 보고자 했던 모습이었다. 엄청났다”며 “오승환은 자기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다. 공을 하나씩 넣고 뺀다. 공의 움직임을 가감하기도 한다. 날카롭게 휘어지고, 심지어 좋은 체인지업들도 던졌다”고 감탄했다. 이어 이날 마이너리그 포수 마이크 올먼과 호흡을 맞춘 사실을 언급하며 “수비가 특출한 주전 포수인 야디에르 몰리나와 짝을 이루면 오승환에게는 엄청난 자산이 될 것이다.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네소타 박병호-볼티모어 김현수(오른쪽). 스포츠동아DB
● 박병호와 김현수의 부진한 스타트
박병호는 이날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의 제트블루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의 원정경기에서 6번 지명타자로 시범경기 데뷔전을 치렀다. 3타석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공 11개를 상대하면서 배트에 맞힌 것은 파울 1개뿐일 정도로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김현수는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의 에드스미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애틀랜타전에 2번 좌익수로 선발출장했지만, 전날처럼 또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삼진은 당하지 않고 3루수 땅볼, 우익수 플라이, 1루수 땅볼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제 첫 걸음이다. 피츠버그 강정호도 지난해 미국 진출 첫 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200(45타수 9안타)에 그친 데 이어 시즌 개막 후에도 한동안 1할 안팎의 타율로 고전했지만, 적응기를 거쳐 맹활약한 바 있다. 특히 타자와 투수가 처음 만나면 타자가 불리하다. 박병호와 김현수로선 조급해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 ‘절친’ 추신수와 이대호는?
텍사스 추신수(34)도 이날 첫 시범경기에 나섰다.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와의 원정경기에 2번 우익수로 선발출장했으나, 2타수 무안타(삼진∼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뒤 교체됐다.
추신수는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된 선수라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친구 이대호(34·시애틀)는 다르다. 이대호는 이날 시애틀의 첫 시범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비자 발급 절차를 밟기 위해 2일 캐나다 밴쿠버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시애틀 제리 디포토 단장은 “이대호가 비자를 받고 5일 스프링캠프로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비자 발급이 지연된다면 그만큼 시범경기에서 뛸 기회는 줄어든다. 이대호로선 남은 기회에서 능력을 보여줘 빅리그 25인 로스터에 포함돼야 하는 처지다. 현재로선 비자 발급이 더 관건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