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택형-이보근-김세현(맨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김택형 체인지업·이보근 포크볼 담금질
지난 2년간 한현희-조상우-손승락의 막강한 필승계투조는 넥센의 자랑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들 셋의 조합을 볼 수 없다. 손승락은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롯데로 이적했다. 한현희는 일찌감치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재활에 돌입했다. 선발투수로 전환했던 조상우는 지난달 29일 팔꿈치 피로골절 진단을 받았다.
넥센 염경엽(48) 감독은 다행히 어렵지 않게 최적의 조합을 찾았다. 김택형(20)-이보근(30)-김세현(29)의 ‘150km 트리오’다. 세 투수 모두 최고 구속 150km대의 빠른 공을 던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김택형은 체인지업, 이보근은 포크볼이라는 비장의 무기를 준비하고 있다. 김세현도 스플리터의 완성도를 높여 확실한 마무리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김택형은 프로 첫 해인 2015시즌 37경기에 등판해 4승4패2홀드, 방어율 7.91의 성적을 거뒀다. 고졸 신인이 입단 첫 해 37경기에 등판했다는 자체로 의미가 컸다. 2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선 4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위력을 뽐냈다.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보근은 통산 265경기에서 17승21패14홀드9세이브, 방어율 4.30을 기록했다. 2009∼2011시즌에는 3년 연속 50경기 이상 등판했다. 염 감독도 “(이)보근이는 원래 어느 정도 하던 선수 아니냐”며 믿음을 보였다.
김세현은 데뷔 이후 처음 마무리 보직을 맡았다. 2015시즌에는 57경기에서 4승5패6홀드, 방어율 4.38을 올렸다. 2014년까지는 탈삼진(255개)과 볼넷(216개)의 비율이 좋지 않았으나, 지난해에는 80탈삼진-28볼넷으로 눈에 띄게 향상됐다. 볼넷이 줄자 자신감이 생겼다. 그는 “30세이브와 3개 미만의 블론세이브가 목표”라고 외쳤다.
염 감독은 캠프를 결산하며 “올해는 투수들이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150km 트리오’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이들 3명이 자리 잡으면 넥센은 한현희가 돌아올 때쯤 더욱 강력한 불펜을 구축할 수 있다. 염 감독이 노리는 또 하나의 효과다.
오키나와(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