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컴백 한해, 올 한해 ‘올해의 남자’ 노린다 [인터뷰]

입력 2015-02-04 14: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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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사진|브랜뉴뮤직


팬텀의 막내 한해가 솔로로 돌아왔다.

앨범명 ‘365’에 타이틀곡은 ‘올해의 남자’로, 단순한 말장난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제목과 이름의 운율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게 여기서부터 묘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랩을 잘하는 것 같나’라는 질문에 “못하진 않는 것 같다. 점점 늘어가고 있는 중이다”라고 다소 겸손한 대답을 남긴 한해였지만, ‘365’ 앨범에 축적된 랩 퍼포먼스를 고스란히 펼쳐보여 질문자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 앨범 수록곡은 100% 내 이야기

한해, 사진|브랜뉴뮤직


‘365’ 앨범에 대해 한해가 가장 먼저 꺼낸 이야기는 “100% 내 이야기이고 실화이다”라는 설명이었다.

한해는 “1년 동안의 내 모습과 삶을 담았다. ‘올해의 남자’의 경우도 주된 내용은 ‘내가 너의 올해의 남자가 돼 주겠다’라는 사랑 이야기이지만, 더 의미를 두자면 자기 암시가 있다. 정말 올해의 남자가 되고 싶고, 레드카펫을 걷고, 연말 시상식에서 수상하고 싶다는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소극적으로 살았다면 올해는 정말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도전하는 삶이 되고 싶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솔로앨범을 낸 것이라고 봐도 좋다. 솔로앨범의 제일 큰 목적과 취지는 나라는 캐릭터를 제대로 알려주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보니 이번 앨범에는 약간은 정제돼 있던 팬텀과는 또 다른 한해 본연의 모습이 곧곧에 담겨있으며, (자칭)얌전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가사 표현도 더 자유롭고 거친 부분이 있다.

실제 한해는 “팬텀에서는 ‘이거 너무 튀지 않아?’라고 수정한 가사도 꽤 많았다”라며 “이번에는 좀 더 솔직하게 가사를 적었고, 어린 팬들이 들으면 ‘한해 오빠가 이런 가사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라고 우려를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특이한 점은 한해 스스로 이번 앨범에 대해 “대중적으로 잘 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이어 “솔직히 대박이 나면 좋고, 그걸 바라기도 하지만, 앞으로 계속 음악활동을 하는데 좋은 초석이 될 거라는 것에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물론 팬텀 활동도 많은 의미가 있지만 힙합만으로 한정지으면 항상 제자리걸음이었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솔로 앨범을 발표하면서 ‘래퍼 한해’의 캐릭터가 생성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여부를 떠나서 만족하고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앨범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365’ 앨범은 한해 스스로에게 강한 동기를 부여하고 의미가 있는 앨범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오랜 힙합 팬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는 앨범이다.

바로 ‘365’ 앨범 수록곡 중 ‘넥 브레이커’에 래퍼 디기리의 목소리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90년대 허니패밀리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래퍼로서 명성을 쌓은 디기리이지만 최근에는 그의 목소리를 듣기 힘들었고, 한해는 “삼고초려 끝에 피처링 녹음의 승낙을 받을 수 있었다”라고 털어놓았다.

한해는 “우연찮게 앨범 작업을 하다 뵀는데 어렸을 때부터 정말 팬이라 떼를 많이 썼다”라며 “개인적으로 연락처 알아내고 찾아갔는데 본인앨범을 만들고 있고 스케줄도 있어 처음에는 고사했다. 그래도 내가 포기를 못하고 가사를 아예 넣어버리고, 라이머 대표한테도 부탁하고 해서 삼고초려 끝에 같이 하게 됐다”라고 에피소드를 밝혔다.

▲ 2015년 올해의 남자 한해

한해, 사진|브랜뉴뮤직


다시 말하지만 ‘365’는 한해라는 래퍼의 1년간의 기록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자신의 이야기로 채워놓은 앨범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날 인터뷰 동안 한해는 솔직한 모습을 보였고,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연애사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털어놓았다.

또 앨범에도 연애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긴 하지만 정작 지난 1년간 한해에게 많은 영감을 준 것은 여행이었다.

원래 여행을 싫어했지만 갑자기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싶어 전구 깍지를 돌아다녔다는 한해는 “바다를 가서 보는 것도 좋고 맛있는 음식 먹는 것도 좋고 그런 거에 행복감이 느껴지더라. 작은 것들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이 행복이구나 하는 걸 느꼈다”라고 삶에 여유를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이후 활동 계획도 거창하진 않아도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한해는 “일단은 앨범을 최대한 많이 들려주는 게 목표고, 작게나마 방송활동도 하고, 공연을 많이 할 거다”라며 “또 이번 앨범으로 다음 앨범, 그다음 앨범을 더 재밌고 수월하게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자격지심일수도 있지만 피처링을 부탁할 때도 나라는 뮤지션에 대해 잘 알지 못할까봐 선뜻 말하기 두려웠었다. 그런데 앨범이 나왔으니 결과물을 들려줄 수 있어 좋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한해는 2015년 소원을 묻자 “올해의 남자가 되는 것”이라는 홍보성 답변을 내놓았고, 좀 더 개인적인 소원을 요청하자 “한해라는 사람이 굵직한 아티스트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각오를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곧바로 “너무 거창했나?”라고 후회하는 ‘얌전한 한해’의 모습이 이어지긴 했지만 이건 못 본 척 해주기로 하자.

한해, 사진|브랜뉴뮤직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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