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무패전북´중심우뚝섰다

입력 2009-05-10 09: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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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스포츠동아DB]

"동료가 골을 넣어준 것에 만족해요." 대망의 30골-30도움 기록을 놓쳤지만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다. 올 시즌 옛 기량을 서서히 되찾고 있는 ´라이언킹´ 이동국(30. 전북)이 프로축구 전북현대의 공격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동국은 지난 9일 오후 4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FC서울과의 프로축구 2009 K-리그 9라운드에 선발출장, 후반 2분 에닝요(24)의 선제골에 기여하는 패스로 팀의 2-0 승리에 기여했다. 서울진영 센터서클 오른쪽 부근에서 공을 잡은 이동국은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에닝요에게 지체없이 패스를 연결했고, 서울 수비수 김진규(24)의 다리에 맞고 굴절된 공을 에닝요가 감각적인 오른발 로빙슛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포철공고를 졸업한 1998년 포항스틸러스 소속으로 프로에 데뷔한 이동국은 이날 경기 전까지 K-리그에서 195경기에 나서 71골 29도움을 기록 중이었다. 김진규의 다리에 공이 맞지 않았다면 11년 만에 30-30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클 법 했다. 그러나 이동국은 경기 후 멋쩍게 웃어보이며 "(기록이 달성되지 않아도) 괜찮다. 동료가 골을 넣어줘 팀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내가 많이 움직이며 수비수들을 끌고 다니면 동료들에게 찬스가 나온다. 모두들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많이 움직이며 공간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50)은 이동국의 움직임이 올 시즌 가장 만족스러운 모습 중 하나라고 치켜세웠다. 최 감독은 "올해 1월 전북 입단 후 한번도 거르지 않고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본인의 해보자는 의지가 워낙 강하다"며 "찬스에서 욕심을 버리고 동료들에게 공을 연결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간 잘 가담하지 않았던 수비도 열심히 한다"고 호평했다. 이동국은 프로데뷔 후 1998프랑스월드컵 본선 출전을 비롯해 청소년, 올림픽대표 등을 거치며 한국축구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스타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게으른 선수´라는 꼬리표는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부상 시련으로 두번의 월드컵 출전을 놓친 뒤 해외무대에서 와신상담했으나 결과는 초라했고, 국내 복귀 후에도 쉽사리 자리를 잡기 힘들었다. 전북 입단은 사실상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였다. 이동국은 고된 훈련을 마친 뒤 개인훈련에 집중하며 명예회복을 위한 칼을 갈았다. 서른줄에 접어들며 어린 후배들과 소통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솔선수범해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결국 이동국은 리그와 컵대회 등 9경기에서 7골을 터뜨리는 영양만점 활약으로 전북의 리그 선두를 이끌고 있다. 지난 2일 제주유나이티드와의 리그 8라운드 원정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포효했다. 전문가들은 최태욱(28), 루이스(28), 에닝요(24) 등 특급 공격옵션을 보유한 전북의 화력 중심은 이동국(30)이라는 평가를 주저없이 내리고 있다. 그러나 항상 중요한 시기에 이동국의 발목을 잡았던 부상이 향후 활약의 변수라는 전망이다. 최 감독도 이를 우려한 듯 "부상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큰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 리그를 운영하는데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이동국은 길게만 보였던 시련의 터널 끝자락 앞에 서 있다. 피나는 노력과 결연한 의지로 아픔을 조금씩 털어내고 있는 이동국의 표정은 그 어느때보다 밝다. 【전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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