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챔피온결정 1차전 성남일화 대 전북현대 경기가 2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성남 신태용감독이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무전기를 들고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성남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스탠드로 간 성남-전북 ‘벤치 열전’
신태용감독 징계 끝났지만 관중석으로“경기 조율 효과적”…전반38분 내려와
전북 이흥실코치도 휴대폰 ‘전파 맞불’
다사다난한 한 해를 마감하는 K리그 포스트시즌의 최대 이슈는 단연, 성남 신태용 감독의 ‘무전기 행보’이다. 본의 아니게 벤치를 떠났음에도 서해(인천)∼남해(전남)∼동해(포항)파도를 모조리 넘었으니 그의 ‘독특한’ 행보는 곧 ‘매직’이란 기분 좋은 꼬리표가 됐다.
2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2009 챔피언결정 1차전에 나섰던 신 감독은 톡톡히 재미를 본 ‘무전기 쇼’를 다시 한 번 연출, 시즌 마지막 홈 경기를 찾은 팬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인천과 6강PO에서 호주 출신 센터백 사샤의 퇴장 판정에 항의하다 벤치에서 쫓겨난 신 감독은 관중석으로 올라가 구단 직원들끼리 사용하는 무전기를 가져갔다. 이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돼 ‘감독이 없는’ 빈 벤치를 보며 성남 선수들은 투혼을 발휘할 수 있었고, 3경기를 내리 승리하면서 마지막 주인공 등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전날(1일) 챔피언전 기자회견에서 “내일(2일) 아침에 일어난 뒤 기분에 따라 관중석 착석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던 신 감독은 마음을 바꿔 1일 밤, 구단 직원을 불러 무전기를 준비해달라고 부탁했다. “벤치에 있으면 시선이 공만 따라 움직이지만 관중석에 올라가면 선수들의 전체 움직임을 조율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그는 전반 25분까지 무전기로 벤치와 교신할 것이란 말도 바꿔 좀 더 긴 시간을 보낸 후 전반 38분께 벤치로 되돌아갔다.
그러나 ‘관중석 매직’을 노린 것은 전북도 마찬가지였다. 10월 2일 정규리그 전남전에서 퇴장당한 뒤 추가징계 처분을 받아 챔프 2차전(6일)까지 벤치 착석이 금지된 이흥실 수석코치가 스탠드로 올라간 것. 물론 내용은 전혀 달랐다.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경험에 빗대 “무전기보다 휴대폰이 연락을 주고받기 더욱 편하다”고 신 감독에 농담조로 조언했던 전북 최강희 감독은 “저 양반(신태용 감독)은 또 관중석으로 올라가냐”며 관심을 보인 후 “우리는 무전기 대신 휴대폰을 사용할 계획이지만 이 코치와는 조기 교체 등 특별한 사유가 아니면 연락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최 감독은 또 “재미 좀 봤어도 (감독이) 자리를 지켜야지, 그러다 구단이 책상 치우면 어떻게 하려고 자꾸 올라가느냐”며 묘한 신경전(?) 분위기를 연출했다.
성남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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