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함성속으로… 축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포항 조직력 밑바탕 개인기 중시알미르 등 공격진영 장점 극대화
빙가다 “나보다는 팀” 헌신 강조
박경훈 이영진 스피드 축구 지향
올 시즌 사령탑이 바뀐 구단은 FC서울(귀네슈→빙가다), 포항 스틸러스(파리아스→레모스), 제주 유나이티드(알툴→박경훈), 대구FC(변병주→박경훈) 등 4곳이다. 서울과 포항은 외국인 감독 체제를 유지한 반면 제주는 국내 지도자를 영입했다. 대구는 젊은 감독을 통해 팀 컬러 쇄신을 기대하고 있다. 선장이 바뀌었으니 팀 컬러에 변화가 오는 것은 당연한 일.
새 감독들의 지도력은 올 시즌 K리그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FC서울, 모래알 조직력은 옛말
서울 관계자는 “팀 분위기가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귀띔했다.
서울은 탄탄한 선수층에 전임 귀네슈 감독의 용병술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들으면서도 매 시즌 고비에서 무너졌다. 가장 큰 요인은 ‘모래알 조직력’. ‘나’보다 ‘팀’을 생각하는 헌신적인 마음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세심한 배려심을 갖춘 빙가다 감독은 훈련장에서 종종 분위기를 띄우는 조크로 선수들의 사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이 관계자는 “새로운 선수들이나 기존 선수들 모두 팀이 부족했던 게 뭔지 충분히 알고 있다. 시행착오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포항, 조직력+개인기
포항은 파리아스 체제 아래서 톱니바퀴와 같은 조직력으로 리그, 컵 대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차례로 거머쥐었다.
신임 레모스 감독은 여기에 선수들 각자의 개인기술 활용 능력을 중시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 유니폼을 입은 알미르와 모따는 대표적인 테크니션으로 미드필드나 공격 진영에서 자신들의 장점을 맘껏 발휘할 태세다.
물론 포항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조직력은 밑바탕에 깔려 있다. 박창현 수석코치는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다만 레모스 감독은 개인기술로 상대 수비를 교란할 수 있도록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끈끈한 조직력에 개인기가 가미됐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제주와 대구, 적극적인 축구
박경훈 제주 감독과 이영진 대구 감독은 모두 ‘적극적인 축구’를 모토로 내세웠다.
박 감독은 “전반적으로 세계 축구 흐름이 굉장히 스피디한 쪽으로 가고 있는데 제주는 그러지 못했다. 전진패스보다는 횡패스, 백패스가 많았고 먼저 실점을 하면 지레 자포자기하는 경우도 볼 수 있었다. 수비에서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하는 축구를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협, 박현범, 최성현, 배기종, 김은중 등 겨울 이적시장 때 공격수와 미드필더를 집중적으로 보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영진 감독 역시 “작년에 소극적이었던 경기를 적극적으로 바꿔놓는 게 가장 큰 포인트다”고 말했다. 수비 라인도 위쪽으로 끌어올릴 생각이다. 빠른 템포의 축구를 구사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감독은 “경험이 없는 젊은 선수들이 많지만 겁이 없고 패기가 넘친다는 장점으로 이를 커버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