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컴백…왜 마스터스인가

입력 2010-03-17 16: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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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스타 손바닥 보듯…재기에 최적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를 통해 골프에 복귀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우즈는 17일(한국시간)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골프에 복귀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마스터스는 내가 처음으로 우승한 메이저대회이고 이 대회를 매우 존중한다. 게임에서 벗어나 길고 필요한 시간을 가진 뒤 오거스타에서 시즌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느낀다”고 우즈는 말했다. 그는 또 “메이저 챔피언십은 내 경력에서 항상 특별한 초점이 돼왔으며, 프로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한 지 시간이 좀 지났지만 오거스타는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다시 대회 출전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경기를 할 수 있는 대회는 마스터스라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우즈는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도 설명했다. “지난 2개월 동안 치료(섹스중독)를 받았고 지금도 치료를 계속하고 있다. 경쟁에 복귀하게 됐지만 아직 개인적 인생에서 해야 할 일은 많이 남아 있다”고 했다. 그것이 아내와의 결혼생활 지속 여부인지 또 다른 문제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로써 우즈는 지난 해 11월 호주마스터스에서 우승한 후 5개월여 만에 다시 골프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우즈가 복귀 무대를 마스터스로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마스터스라는 대회가 골프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마스터에서만 이미 네 차례 정상에 오른바 있어 코스에 대해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골프 관련 미디어가 아니면 취재 허가를 내주지 않기 때문에 철저하게 통제된 상황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불륜 스캔들로 모양이 일그러지기는 했지만 어쨌든 ‘왕의 귀환’은 골프계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일단 골프계는 일제히 환영 의사를 밝혔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빌리 페인 회장은 “우즈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그가 성공적으로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미 PGA 투어의 팀 핀첨 커미셔너도 “우즈가 마스터스에 출전한다는 소식에 대단히 기쁘다. 우즈의 투어 복귀가 그와 그의 가족에게 최고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방송 전문가들도 “골프팬들이 우즈의 복귀전으로 이번 마스터스에 더욱 큰 관심을 나타내면서 기록적인 시청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료 선수들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2008년 마스터스 챔피언 트레버 이멜만(남아공)은 “굉장히 잘 된 일이다. 최고의 선수가 대회에 나오지 않는 것은 대단히 안 좋은 경우다. 투어와 스폰서들에게도 잘 된 일”이라고 말했다. 짐 퓨릭(미국) 역시 “현명한 결정”이라고 힘을 실어 주었다.

2008년 US오픈 우승자 로코 미디에이트(미국)도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한다 해도 전혀 놀랍지 않다”고 했다.

도박 업체들 역시 쌍수를 들며 환영했다.

영국의 윌리엄 힐은 올해 마스터스에서 우즈가 우승할 가능성에 대해 배당률 4-1로 평가했고 올해 4개의 메이저대회를 휩쓸 가능성도 25-1로 높게 예상했다. 4-1은 우즈가 우승한다는데 100달러를 걸어 적중하면 400달러를 준다는 뜻이다. 윌리엄 힐의 루퍼트 애덤스 대변인은 “올해 메이저대회는 모두 우즈가 좋아하는 코스에서 열린다. 비록 올해 시작은 최악이었지만 마무리는 멋지게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우즈의 복귀를 환영했다.

또 다른 도박업체 래드브록스는 한 술 더 떠 우즈의 마스터스 우승 가능성을 3-1까지 내다봤다.

우즈는 2006년부터 3년 연속 시즌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기록이 있어 올해도 첫 대회를 우승으로 장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즈가 출전할 마스터스는 4월 8일 밤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막을 올린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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