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재는 지난 주말 FC서울과 라이벌전에서 전반 24분부터 8분 동안 세 골을 허용하면서 실망스런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전반 28분 정조국(서울)에게 내준 결승골은 이운재가 데얀(서울)이 달려드는 급한 상황에서 볼을 멀리 차내려다 실축하면서 만들어졌다. 백패스 상황에서 침착하게 처리해도 될 상황이었지만 서두르다가 어이없는 실수를 하고 말았던 것.
김현태 대표팀 골키퍼 코치는 "평소 이운재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데 아무리 1대1 상황이라도 막아줄 수 있는 부분이 필요했다"며 이운재의 경기력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부동의 국가대표 주전 수문장이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4강 신화를 창조했던 2002 한일 월드컵 이후에도 출중한 기량을 보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김용대(서울), 정성룡(성남), 김영광(울산) 등 쟁쟁한 후배들로 세대교체가 이뤄질 시점에도 줄곧 대표팀 골키퍼 장갑은 이운재가 꼈다.
지 난 2007년 아시안컵 음주파문에 휘말려 대표팀 자격정지를 당했던 이운재는 이듬해 11월 사면된 뒤에도 '뱃살 논란'으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당시 이운재는 팬들 사이에서 대표팀의 기둥으로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어 호된 비판을 받았고 팬들 앞에서 눈물로 사죄하기도 했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의 변함없는 믿음 속에 이운재는 펄펄 날았다. 대표팀에 복귀한 이후 한국이 치른 총 23차례의 A매치에서 무려 21경기에 선발 출전,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당연히 경기력 논란도 수면 밑으로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월드컵을 목전에 두고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이운재에 대해 팬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운재는 도마위에 오른 자신의 경기력을 빠른 시간 내에 증명해야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주전경쟁에서 밀리는 것은 당연하다.
수비불안, 골 결정력 등 많은 숙제를 안고 있는 허정무호가 원정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