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돈의동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감독 김광식·제작 JK필름) 시사회가 끝난 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정유미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잘 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자책과, 그럴 때마다 옆에서 도와주는 선배 박중훈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며 눈물을 쏟았다.
정유미는 이 영화에서 지방대 출신의 취업준비생 한세진 역을 맡았으며, 삼류건달 오동철(박중훈)과 따뜻한 로맨스를 나눈다.
정유미는 간담회에서 ‘역대 작품 중 가장 여성스러운 역할을 맡은 것 같다’는 한 기자의 말에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제가 이번 영화에서는 좀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이는데요…, 근데 제가 질문을 잘 못 알아들어서…”라며 말끝을 흐리는가 하면, 취업준비생에게 격려의 말을 해달라는 요청에 “제 친구도 그런(취업준비생) 친구들이 많다. 용기 내서 헤쳐 나갔으면 좋겠다”며 너무나 의례적이고 짧게 대답했다.
그러자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박중훈이 “정유미씨는 연기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내서 그렇다” 등의 말로 후배를 감쌌다.
간담회가 끝나갈 무렵 정유미는 “할 말이 있다”면서 마이크를 요청한 뒤 “극중 세진이 동철에게 도움을 받는 것처럼 저도 박중훈 선배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인터뷰를 하면서 느꼈다. 제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며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에 박중훈이 다시 마이크를 넘겨받아 “이렇게 감성이 풍부한 후배 배우와 연기해 행복했습니다. 아까 취업준비생들 이야기를 하고 지금 뒤늦게 가슴이 아파서 늦게 반응이 오는 스타일입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끝까지 후배를 격려했다.
정유미는 다시 “이제 (인터뷰에)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또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서 “다음엔 더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말했다.
정유미는 2009년 7월 영화 ‘차우’ 시사회 때도인사말을 하며 눈물을 쏟아 무대에 함께 서 있던 장항선 등 선배 연기자들을 잠시 당황하게 한 바 있다.
서울예술대학 영화과를 졸업한 정유미는 영화 ‘사랑니’ ‘가족의 탄생’ ‘잘 알지도 못하면서’ ‘십억’ 십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