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피아니스트 이선지.
‘여름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라고 종지부를 찍고 싶었는지 음반 타이틀이 ‘그 여름의 끝(The Summer Ends·루바토 제작)’이다.
여름날 모진 폭풍우를 이겨낸 꽃 같은 아홉 곡을 담았다. 이 중 마일즈 데이비스의 ‘네페르티티(Nefertiti·고대 이집트 여신)’를 제외한 나머지 곡을 모두 직접 쓰고, 편곡하고 프로듀스했다.
앨범 곳곳에 이선지 특유의 창조적 매력이 숨바꼭질하듯 숨어 있는 것은 1집 때와 매한가지. 전통적인 재즈 피아노 트리오에 첼로를 보태 감성의 폭을 넓혔다.
9곡 모두 듣기 좋지만, 타이틀 곡 ‘더 서머 엔즈’와 ‘블로섬(Blossom)’을 추천하고 싶다. 이선지가 여름의 끝을 관조하며 썼다는 ‘더 서머 엔즈’는 역동적인 리듬 위에 얹혀진 피아노와 첼로 라인의 교직이 묘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블로섬’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모습을 보고 쓴 곡. 떨어지는 꽃잎을 사라져 가는 젊음에 빗대 표현했다. 감상적으로 흐르기 쉬운 주제를 아름답고 세련되게 표현했다.
베이시스트 정용도, 미국 출신의 드러머 숀 피클러, 첼리스트 최정욱이 녹음에 참여했다.
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