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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천재’ 박주영(25.AS모나코)이 ‘결과에 집착하는 승부’대신 ‘즐기는 경기’를 했다고 고백했다.
박주영은 12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 베이에서 열린 그리스전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예선 1차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출전, 90분을 모두 소화하며 팀의 2-0 승리에 견인했다.
경기가 끝난 뒤 박주영은 믹스트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욕이 넘쳤다. 무엇보다 하나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승리를 만들어낸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날 박주영은 염기훈과 투톱을 이뤄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상대를 위협했다. 특히 유르카스 세이타리디스(185cm), 아브람 파파도풀로스(186cm), 바실리오스 토로시디스(185cm), 루카스 빈트라(184cm) 등 장신들도 구성된 수비진 사이에서 제공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또 박주영은 적극적인 수비가담을 펼치며 1차 저지선 역할을 해 수비수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줬다.
이에 박주영은 “내가 몸싸움을 해주지 않았다면 공간이 많이 남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4년 전 독일월드컵 당시 출전했던 스위스와의 조별예선 최종전과 그리스전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독일월드컵 때는 얼어서 제대로 뛰지 못했는데 오늘 경기는 평가전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긴장은 하지 않았고 재미있게 경기를 즐겼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 하는 법. 전반 27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송곳패스를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주영은 “내가 넣었다면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는데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승리의 예감은 언제 느꼈냐는 질문에는 “실점 위기가 있었는데 잘 넘기다 보니 이날 경기는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박주영은 “앞으로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 등 중요한 일전이 남아있는 만큼 16강 진출을 단정 짓기 힘들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섣부른 예측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포트엘리자베스(남아공)=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