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차두리-배성재. [사진=SBS 중계화면 캡처]
최근 셀틱으로의 이적에 합의하면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 차두리는 4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8강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경기를 해설하면서 다시 한 번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06독일월드컵에서도 깔끔한 해설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는 차두리는 기다렸다는 듯 귀에 쏙쏙 들어오는 말들을 쏟아냈다.
차두리는 “자블라니는 직선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자블라니는 프리킥이 잘 감기지 않는다. 우리 선수들이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다”며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또 독일대표팀의 강력한 수비에 대해서는 “한 선수가 뚫리면 곧바로 다른 선수가 나타난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독일유니폼만 봐도 질릴 것 같다”며 재치있는 입담을 뽐냈다.
캐스터의 어렸을 적 별명이 무었이었냐는 질문에는 “라디오였다. 숙소에서 하도 떠들어 선배들이 볼륨 좀 줄이라고 라디오라 불렀다”고 대답했다. 차두리의 이 말에 누리꾼들은 “차두리는 로봇이 아니라 라디오였다”라는 글을 남기며 즐거운 반응을 보였다.
자신의 경험을 앞세운 해설을 한 차두리는 날카로운 분석도 빼놓지 않았다. 공격수인 클로제가 상대의 공을 빼앗자 “클로제는 공격에도 능하고 수비가담도 잘 하는 선수”라며 클로제의 장점을 언급했고, 얀센이 공을 잡는 장면에서는 “오른쪽 풀백으로 위치를 바꾸면서 가장 막기 힘든 선수가 얀센이었다. 힘이 좋기로 유명한 나도 몸싸움하기 쉽지 않다”며 일반인들이 알기 힘든 부분을 상세히 설명했다.
또 독일과 잉글랜드 선수들의 차이에 대해서는 “독일은 대표팀을 소속팀보다 위로 생각하지만, 잉글랜드 선수들은 소속팀을 더 위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가 끝난 후 포털사이트와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차두리의 해설을 칭찬하는 글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최고의 해설위원인 아버지에게 위축될 줄 알았는데 차 위원보다 말을 더 잘하더라”고 말했고, 한 누리꾼은 “로봇 차두리가 아버지의 지시를 거부하고 마음껏 이야기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독일에서 오랜 선수생활을 해서 그런지 해설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 선수들의 장단점을 이야기해주는 것이 특히 좋았다”라고 밝혔다.
최근 셀틱의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한 차두리는 15일부터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