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지못한 청용 7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이청용이 이란 수비수 사이에서 감각적인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김학범이 본 조광래 전술실험
이란 4-3-3 포메이션에 MF싸움 밀려이청용·박지성 겨냥한 볼 배급로 막혀
약속된 플레이 못하고 단순한 공격만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번 평가전을 준비하면서 마련했던 전술은 변형 3-4-3 전술이다. 8월 11일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도 마찬가지로 변형된 형태의 3-4-3 전술이지만 약간 다른 형태다.
나이지라와의 경기에서는 스리톱을 중앙쪽으로 배치하고 윙백들의 측면 공격을 많이 강조했다면 이란과의 경기에서는 오른쪽 윙포워드 이청용을 전진시키는 새로운 공격 루트를 찾기 위한 전술을 마련했다.
시스템은 3-4-3으로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세부 전술은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한 시도다.
하지만 훈련장에서 준비했던 모습을 경기장에서 찾아보긴 힘들었다.
4-3-3 포메이션으로 나선 이란이 수비할 때 강한 압박을 펼쳤고, 미드필드에서 숫자적으로도 앞섰다. 그렇다보니 우리가 준비한대로 공격 작업이 되지 않았다. 계획과는 다르게 양쪽 윙포워드를 맡은 이청용과 박지성이 모두 중앙으로 위치했고, 양쪽 윙백 이영표와 최효진을 활용한 측면 공격만 효과적으로 이루어졌다. 다시 말해 단순한 공격 루트만 활용이 가능했다.
공격을 시작할 때 위치를 보자.
우리 수비수 3명이 상대 1명을 놓고 볼을 돌린다. 이 상황에서 우리 미드필더 2명은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 2명에게 잡혔다. 그렇다보니 이청용과 박지성이 미드필더로 내려와야만 볼을 패스할 공간이 생겼다.
수비는 남고 미드필더는 모자란 상황이 계속되면서 공격 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가 없었다. 이럴 경우 포메이션 변경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풀어나갈 수 있고, 선수 교체를 통해 변화를 모색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기가 꼬이면서 계획한대로 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듯 하다. 또한 이러한 평가전에서 새로운 선수들도 실험을 해야 하는데 경기를 풀어가기 힘들다보니 이 부분도 잘 되지 못했다.
조 감독은 아시안컵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전술을 실험하고 있다.
아직은 조 감독의 전술 실험이 성공이다 실패다 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훈련 시간이 짧아 선수들의 호흡이 완벽하지 않고 전술 이해도와 완성도를 기대하기엔 이르다. 이번 경기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앞으로 어떻게 개선하느냐를 좀 더 지켜보면서 평가를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스포츠동아 해설위원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