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운명의 한일전 양감독 출사표
日 감독 “박지성 결장 신경 안 쓰여”
한국 조광래(56) 감독이나 일본 알베르토 자케로니(57) 감독 모두 12일 월드컵 경기장에서의 한일전은 남다르다.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은 뒤 처음 치르는 숙명의 라이벌전. 양 국민들의 시선이 모두 두 감독을 향해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심적 부담은 조 감독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조 감독은 선수시절부터 한일전을 경험했다. 그 의미를 뼛속 깊이 체득하고 있다.
반면 자케로니는 이탈리아 출신 외국인 감독이다.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다. 경기 전날인 11일 파주 NFC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조 감독은 비장했다. “한일간의 우의는 다지겠으나 물러서지 않겠다. 승리만이 우리 목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기자회견 직전에는 축구협회 직원에게 부탁해 일본 팀 포메이션을 크게 그려 놓은 종이를 테이블 위해 올려놨다. 수많은 일본 취재진 앞에서 작은 실수라도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일본이 10일과 11일 훈련을 거리낌 없이 공개한 반면 한국은 10일 훈련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조 감독은 “어제(10일) 지금까지와 다른 연습을 했다. 일본 기자들도 많이 와서 안 보여주는 게 나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케로니는 다소 여유가 있었다. 이날 공식기자회견에 함께 나온 미드필더 하세베 마코토가 “한일전은 라이벌 전이다. 어느 쪽이 정신력이 강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자케로니는 “스태프에게 한일전의 의미를 들었다. 그러나 팀 성적이 우선이다. 아르헨티나 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국의 키 메이커 박지성 결장에 대한 견해도 약간 엇갈렸다.
조 감독은 “본인도 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나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앞으로를 위해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착잡한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박지성을 2선으로 돌려 변화를 주는 전술을 고려했으니 더욱 아쉬울 만했다.
그러나 자케로니는 “박지성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상대편 선수보다 우리 팀에 신경 쓰고 집중 하겠다”고 했다.
파주|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