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스포츠동아 DB]
7일(한국시간) 울버햄턴 전에서 결승골을 포함해 2골을 넣으며 맨체스터의 영웅이 된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야기다. 박지성 아버지 박성종 씨는 평소 자식사랑이 극진하기로 유명하다. 아들이 서른 살이 됐지만 감시(?)를 조금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프리미어리그 시즌 중에도 부모님과 에이전트가 번갈아 영국을 방문해 알뜰살뜰 박지성을 챙기기 때문에 그가 혼자 집에 머무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런데 이번은 달랐다. 부모님은 일찌감치 한국에 들어와 있었고 에이전트까지 사정이 생겨 귀국하면서 홀로 집을 지켰다. 그리고는 울버햄턴 전에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박성종 씨는 “이번에는 경기 전에 통화도 못했다. 어제 전화를 거니 ‘그것 보라. 혼자 있으니 더 잘 하지 않느냐. 앞으로 걱정 좀 그만하라’는 핀잔을 들었다. 하긴 영국에 간 지 이제 벌써 5년이 넘었는데 가족들이 매번 와 있는 게 본인도 부담될 것이다. 앞으로는 좀 혼자 둬야할까 싶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아버지는 또 하나 고민이 생겼다. 원래는 15일 영국으로 들어갈 계획이었는데 혼자 있는 게 편하다니 연기를 해야 하나 망설이고 있다. 박 씨는 “곧 이사를 해야 한다. 이사는 지성이 혼자서는 못 한다. 본인이 싫어도 이번에는 들어가야 한다”고 정색했다.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