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율화의 The Fan] 야구의 봄…초보자 입문을 위한 네가지 제언

입력 2011-03-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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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여자의, 사랑의 계절이자 야구의 계절이다. 겨우내 참아온 야구에 대한 갈증이 새 희망과 기대로 꽃피는 행복한 봄날, 이제 막 야구를 알고 싶어 하는 초보자들을 위해 야구 입문의 길을 몇 가지 소개한다.

가끔 나도 이제부터 야구팬이 될 거라며 두꺼운 야구 입문서를 사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대체 이 세상의 어떤 사랑이 학습과 이론으로부터 시작되던가. 괜히 ‘값비싼 라면 받침’으로 전락시키지 말고 일단 야구장으로 가시라.

탁트인 외야를 바라보며 숨 한번 들이키고, 빨랫줄처럼 뻗어 나가는 타구를 보며 박수도 쳐보고, 생전 처음 보는 아저씨와 주거니 받거니 소주잔을 기울이다 보면, 멀쩡한 사람들이 왜 야구장에서 살다시피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팀, 내 선수를 만드는 것. 고향의 연고팀도 좋고, 내 마음에 꼭 드는 선수가 있는 팀도 좋다. 아무 이유없이 괜히 끌리는 팀이 있다면 그 또한 당신의 운명이다.

아무튼 때로는 사랑으로, 때로는 눈물과 질책으로 함께 할 내 편, 우리 팀을 만들어 응원해보자. 어느 순간 ‘우리 선수들’, ‘우리 감독님’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면 당신도 이제 벗어날 수 없는 야구의 덫에 걸린 것이다.

명경기 감상도 빼놓을 수 없다. 야구팬들 사이에는‘5.22 대첩’, ‘엘꼴라시코 더비’등의 별칭으로 전해 내려오는 몇 가지 명 경기가 있으니 마음을 단단히 먹고 감상해 보자. 장담하건대 어지간한 영화보다 더 재미있으며, 노느니 이 잡는다고 훌라후프나 윗몸 일으키기를 하며 감상하면 체력 증진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그래도 야구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 야구 만화 정독을 추천한다. 대개의 야구 만화는 재능은 있으되 야구에 관심 없던 소년의 성장기를 그리는 것이 보통이니, 이제 막 야구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당신에게 이보다 더 맞춤한 교과서가 없을 것이다.

사실 야구팬의 생활은 행복하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식겁하고 분통이 터질 때도 많다. 어쩌면 당신 또한 왜 야구를 보기 시작했는지 후회되어 눈에 흙 한 줌 뿌리고 싶을 때가 간간이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사랑이나 성공에 항상 좋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닐지라도 여전히 우리는 사랑과 성공을 위해 노력하듯, 야구는 참으로 당신을 살맛나게 해줄 거라고, 삶의 많은 것들이 당신을 배반하고 슬프게 하는 날에도 야구는 언제나 당신 곁에 있으리라고 자신 있게 장담할 수 있으니….

오는 4월부터는 당신도 야구팬이 되어 보심이 어떤가?


구율화 변호사

야구선수들의 인권 보장을 위한 법과 제도 마련에 관심이 많다. 야구계 변방에서 꾸준히 팬의 목소리를 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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