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 슈와젤(남아공)이 75번째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2011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총상금 750만 달러)에서 개인 첫 메이저 우승의 영광을 맛봤다.
슈와젤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3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6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5타로 호주 출신의 애덤 스콧, 제이슨 데이(이상 12언더파 276타)를 2타 차로 꺾고 생애 처음 그린재킷을 입었다.
마지막 4라운드에서는 마스터스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혼전이 펼쳐졌다. 경기 중반 한때 공동선두가 5명에 이르렀고, 막판까지도 슈와젤과 스콧이 공동선두를 이뤄 연장전을 준비하는 듯 했다.
숨 막히는 순간, 슈와젤의 퍼트가 빛났다. 15번홀(파5) 버디에 이어, 16번홀(파3)와 17번홀(파4)로 이어진 3홀을 모두 버디로 끝내 1타차 선두가 됐다.
그린재킷을 반쯤 손에 넣은 슈와젤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도 만만치 않은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두 번째 마스터스에서 그린재킷을 입게 된 슈와젤은 남아공 출신으로는 1961년 게리 플레이어, 2008년 트레버 이멜먼에 이어 역대 세 번째 마스터스 우승자가 됐다.
슈와젤은 미 PGA 투어 우승은 없지만 유러피언투어에서 6승을 올린 베테랑이다. 마스터스 전까지 올해 PGA 투어 성적은 5개 대회에 출전해 상금 32만6000여 달러를 획득해 상금랭킹 77위였다. 우승상금 135만 달러를 손에 넣은 슈와젤은 상금랭킹 10위 안으로 뛰어올랐다.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된 슈와젤은 마스터스 영구 시드권까지 얻게 됐다.
한국인 최초 마스터스 우승에 도전했던 최경주(41·SK텔레콤)은 빛나는 조연에 만족해야 했다.
슈와젤과 경기에 나선 최경주는 전반 9홀에서 2타를 줄이면서 선두그룹에 이름을 올려놓았지만 후반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2타를 잃은 게 아쉬웠다.
버디가 1개 밖에 나오지 않은 게 뼈아팠다. 전반 내내 말을 잘 듣던 아이언 샷 감각이 무뎌지면서 좀처럼 버디 기회가 오지 않았다. 16번홀까지 공동 4위 그룹에 이름을 올려 2년 연속 톱5 진입을 노렸지만, 17번과 18번홀(이상 파4) 연속 보기를 적어내 공동 8위에 만족해야 했다.
부활을 노린 타이거 우즈(미국)은 모처럼 황제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날만 5타룰 줄인 우즈는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뒤돌아보면 진한 아쉬움이 남는 하루였다. 경기 중반 공동선두까지 올라 우승 가능성을 높였지만 막판 퍼트가 흔들리면서 우승을 놓쳤다. 15번홀에서 찾아온 1.5m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지 못한 게 두고두고 한이 된다.
우승은 놓쳤지만 18번홀 그린을 벗어나는 순간, 팬들은 우즈에게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냈다.
2년 연속 톱10 진입을 노린 양용은(39)은 이날 1타를 잃어 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를 쳐 공동 20위로 대회를 마쳤다.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한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은 합계 3오버파 291타를 기록해 공동 44위에 올랐다.
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