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스포츠동아DB.
강호동이 ‘연예계 은퇴’라는 초강수를 뒀다.
시간이 흐른 뒤 언제든지 컴백할 수 있는 ‘잠정’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연예계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예상을 뛰어넘는 결정이다.
‘세금 탈루’로 비난을 받으며 데뷔 후 가장 큰 위기에 처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검찰 수사나 방송사의 징계 등 물리적인 압박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은퇴를 결정한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강호동은 평소 여론을 중시하는 사람이다. “국민 여러분”이란 진행할 때 즐겨 사용하고, 폭넓은 계층과 교감하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겨왔다. 이런 그가 연예계 데뷔 이후 처음으로 ‘배신자’ ‘부도덕한 사람’이라고 비난을 받았다.
강호동이 연예계 데뷔할 때부터 지금까지 지켜본 한 연예관계자는 “자기관리가 철저하기로 유명한 사람인만큼 이런 결정을 내릴 때는 즉흥적이기 보다 충분히 고민했을 것”이라며 “그는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때 그는 충격으로 말조차 제대로 못했다”고 말했다.
강호동이 출연중인 한 지상파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세금 탈루 논란 이후 닷새 동안 한숨도 못 잤다면서 녹화장에서도 매우 힘들어했다”며 “그를 지금껏 지탱한 자존심이 무너지면서 모든 걸 내려놓겠다는 큰 결심을 한 듯 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처럼 결국 강호동은 은퇴라는 결정을 내렸고, 당분간 TV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이제 관건은 그가 언급한 ‘잠정’이라는 기간이 얼마나 길지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그만한 능력과 폭넓은 인기, 리더십, 카리스마를 두루 갖춘 방송인은 거의 없다”며 “따라서 어느 정도 자숙기간이 끝난 뒤 그의 복귀를 바라는 팬들과 프로그램의 요청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강호동과 ‘야심만만’ ‘X맨’등으로 10년이상 인연을 쌓아온 SBS 이창태 CP는 “강호동이 잠깐 쉬겠다는 심산으로 잔머리를 굴려 은퇴선언을 할 사람이 결코 아니다”라며 활동 중단이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