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KIA엔 확실한 선발 윤석민 있잖아”

입력 2011-10-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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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에이스의 존재감만큼 중요한 게 없다. KIA의 우세를 점친 이들은 “확실한 에이스 윤석민(왼쪽)이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고, SK의 손을 들어준 이들은 “에이스 김광현(오른쪽)이 돌아온 게 가장 큰 힘”이라고 지목했다. 스포츠동아DB

역시 에이스의 존재감만큼 중요한 게 없다. KIA의 우세를 점친 이들은 “확실한 에이스 윤석민(왼쪽)이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고, SK의 손을 들어준 이들은 “에이스 김광현(오른쪽)이 돌아온 게 가장 큰 힘”이라고 지목했다. 스포츠동아DB

답자 중 32명 KIA 우세 점쳐 …14명만 SK 선택
류중일감독 “SK 2위싸움 과정서 공격력 큰 손실”
KIA 중심타선·SK 외야수비·벤치워크 약점 지적


결국 SK와 KIA가 포스트시즌의 첫 관문인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마주친다. 2년 전 한국시리즈에서 명승부를 연출했던 두 팀이 무대의 높이만 낮춘 채 또 한번 ‘폴클래식’에서 자웅을 겨루게 됐다. 8일부터 5전3선승제로 펼쳐질 올해 준PO의 승자는 과연 어디가 될까.

스포츠동아는 준PO에서 맞붙는 당사자인 SK와 KIA를 제외한 나머지 6개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 방송 해설위원 및 캐스터 등 50인의 야구계 파워엘리트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두 팀 모두 단기전의 강자인 만큼 섣불리 승자를 점치긴 어렵지만 설문에 참여한 50인은 나름의 분석을 근거로 ‘족집게 예언’에 나섰다.



● 3명 중 2명이 KIA를 택했다!

치열했던 4강 순위싸움의 여파로 준PO 대진은 페넌트레이스 종료를 불과 이틀 앞두고서야 확정됐다. 4일 롯데가 한화를 20-2로 대파하고, SK가 KIA에 0-4로 덜미를 잡히면서 SK-KIA의 준PO가 성사됐다. 그런 만큼 준PO 승자를 점치는 설문은 5일 하루 긴급하게 진행됐다.

설문 결과는 ‘뜻밖에도’ 한쪽으로 크게 기울었다<그래픽 참조>. 총 응답층은 물론 SK와 KIA의 전력차를 직접 비교 체험해본 현장 그룹에서도, 그동안 숱하게 포스트시즌 경기를 접해온 야구인(KBO)과 방송 해설위원 및 캐스터 그룹에서도 KIA가 우세하리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전체 응답자 50명에선 32명이 KIA, 14명이 SK를 택했다. 백중 예상과 답변 곤란(유보)은 각 2명씩에 그쳤다. 현장 그룹 30명 가운데서는 무려 20명이 KIA의 비교우위를 점쳤다. SK 우세에는 고작 7명이 표를 던졌다. 또한 KBO와 방송 해설위원 등 20명 가운데서도 12명이 KIA의 손을 들어줬다.


● ‘전통의 명가’ KIA가 유리하다

KIA 우세는 설문 참여자 전반에 걸쳐 폭넓게 지지를 얻었다. KBO에서도 김인식 규칙위원장(SK 우세)과 김호인 경기감독관(백중세) 등 2명을 제외한 5명이 KIA의 우세를 내다봤다(포스트시즌 경기를 주관하는 만큼 중립성이 요구되는 KBO 사무국과 심판위원회 소속 인사들은 설문대상에서 제외했다).

실전에서 SK와 KIA를 상대했던 6개 구단의 여론도 KIA 우세 일색이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쥔 삼성 류중일 감독은 “KIA는 일찍 2위 싸움을 포기한 채 준PO에 대비한 반면 SK는 계속 2위 싸움을 펼쳐 지쳐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두 팀 모두 부상자가 있지만 SK가 공격력에서 손실이 좀 더 큰 편이다. 또 SK 투수진도 괜찮지만 KIA에는 윤석민이라는 탁월한 에이스가 있다”며 KIA에 한 표를 줬다.

최근 수년간 SK와 팽팽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왔던 두산 김광수 감독대행도 “포스트시즌은 아무래도 흐름 싸움인데 전체적인 팀 분위기에서 KIA가 낫다”고 진단했다.

KIA의 우세를 예측하는 근거는 다양했다.

하일성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단기전의 특성을 고려하면 윤석민이라는 확실한 투수를 갖춘 KIA가 유리하다. 불펜이 약해도 윤석민이 7∼8이닝은 던져줄 수 있지 않은가. 윤석민은 1차전에 이어 상황에 따라선 3차전에 불펜 투입도 가능하고, 4차전이나 5차전에 선발로 내세울 수도 있다. 5차전 시리즈에서 윤석민이 2승을 책임져줄 수 있는 만큼 KIA가 우세하다”고 평가했다. 올해 투수 부문 4관왕이 확정적인 윤석민을 KIA의 가장 믿을만한 구석으로 지목한 것이다.

이순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KIA는 시즌 막판에 경기가 없어 충분히 휴식을 취했고 확실한 에이스(윤석민)가 있다”며 윤석민과 더불어 페넌트레이스 막판 잔여경기 일정에서 KIA가 얻은 휴식이라는 ‘덤’에 주목했다.

여기에 더해 KBO 윤동균 경기감독관은 “KIA는 홈과 어웨이를 가리지 않고 잘 한다”며 전국구 구단이라 원정에서도 열정적 응원을 등에 업곤 하는 KIA의 특색을 장점으로 거론했다.


● SK는 가을야구의 노하우를 안다

SK는 누가 뭐래도 2000년대 후반 국내 최강자였다.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에이스 김광현과 안방마님 박경완의 이탈에 이어 8월 김성근 전 감독의 전격 경질로 분위기가 극도로 어수선해졌지만 그처럼 큰 위기에서도 결코 허물어지지 않았다. 이런 사실을 근거로 역시 일부 전문가들은 SK의 우세를 점쳤다. 게다가 9월 이후 대들보 김광현과 주축타자 최정이 부상을 털고 일어난 점도 호재다.

KBO 김인식 규칙위원장은 “최정의 복귀가 크다. 좌완 불펜 박희수도 의외의 활약을 할 가능성이 있고, 이영욱은 쉽게 공략하기 힘든 볼을 던진다. KIA 타자들의 컨디션도 베스트가 아니다”며 SK의 PO행을 예상했다.

전반적으로는 2007년과 2008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SK의 저력을 유력한 근거로 들었다.

넥센 홍원기 코치는 아예 “SK의 큰 경기 경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2000년대 후반 최강자로 부상한 SK의 큰 경기 노하우를 높이 샀다. 양 팀의 운명을 거머쥔 에이스의 능력이 우열을 가리기 힘든 만큼 여타 전력요소에서 승부의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SK가 유리할 것으로 점친 전문가도 있었다.

민훈기 KBS 해설위원은 “양쪽은 윤석민과 김광현을 제외한 선발진의 활약 여부가 불투명해 불펜 싸움의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SK가 우세하다”고 밝혔다.


● 호랑이와 비룡의 아킬레스건은?

상당수 전문가들은 우선 두 팀의 강점을 토대로 전력을 비교 분석하며 준PO를 예측했다. 이들의 분석에선 양 팀의 아킬레스건도 빼놓을 수 없는 비교요소였다. 또한 SK도, KIA도 결국은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최소화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준PO를 통과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KIA의 약점으로 이범호를 비롯한 중심타자들의 팀 합류 또는 컨디션 회복 여부를 꼽았다. 또한 윤석민을 받쳐줄 2∼3선발의 분발도 관건으로 덧붙였다.

양상문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KIA는 선발진이 강해야 하는 팀인데 지금 한축인 로페즈가 빠져 있고, 선발진이 전체적으로 회복이 덜 돼 있다. 또 이범호와 김상현의 부상도 겹쳐서 투타 밸런스가 흐트러져있는 상태 같다”며 SK의 PO행을 점쳤다.

반면 SK의 불안요소로는 외야수에 집중된 도미노 부상과 더불어 지나치게 2위 싸움에 치중한 페넌트레이스 막판의 팀 운영이 지적됐다. 나아가 아직 검증이 끝나지 않은 벤치 워크도 극복해야 할 숙제임이 드러났다.

SK에서 2009∼2010시즌을 활약하고 은퇴한 안경현 SBS ESPN 해설위원은 “선발투수가 김광현 하나다. 또 예전 포스트시즌에서는 꼭 1점이 필요할 때 작전을 통해 만들어내는 팀이었는데 최근에는 벤치 파워가 좀 떨어져서 너무 공격적인 성향으로 흐르는 것 같다. 점수가 날 때는 많이 나지만 안 날 때는 돌파구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jace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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