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경호원이 가져간 김성갑 배트 어디에?

입력 2011-10-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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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갑 넥센 히어로즈 코치.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넥센은 올시즌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넥센 코칭스태프에는 포스트시즌(PS)의 사나이들이 포진해 있다. 그 중에서도 ‘작은 거인’ 김성갑 수비코치는 대표적인 가을 사나이였다.

PS에서 7회 이후 2점차 이내 상황 득점권 타율은 무려 0.471(17타수8안타)에 이른다. “페넌트레이스 때는 주로 하위타순이었지만, 가을에는 1·2번 타자였다”는 김 코치는 리드오프로 출전한 1994년 한국시리즈(LG-태평양) 1차전의 추억을 떠올렸다.

당시 시구자는 김영삼 대통령. 1회초 선두타자였던 김 코치는 시구의 순간 타석에 있었다. 시구를 마친 직후 대통령은 마운드에서 배터박스 쪽으로 걸어 내려왔다. “웃어른이니까 장갑을 벗고 인사를 드려야 싶었지요.” 김 코치는 들고 있던 배트를 팔과 몸통 사이에 끼고, 장갑을 벗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딘가에서 득달같이 건장한 사내들이 들이닥치는 것이 아닌가. 그들은 순식간에 배트를 뺏어 어디론가 사라졌다.

나중에 알고 보니 ‘청와대 경호원들이 혹시나 배트로 대통령에게 상해를 입힐까봐’ 무장해제 시킨 것이었다. ‘그 분’과의 인사가 끝나고, 타석에 들어선 김 코치. “아…. 그런데 내 배트가 없잖아.” 결국 그는 덕아웃으로 돌아가 다른 배트를 들고 나와야 했다. 김 코치의 해프닝으로 시작한 1994년 한국시리즈. 공교롭게도 최종전(4차전)의 마지막 타자도 ‘유이 아버지’였다.

목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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