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KISS] 불공정한 판정도 경기 일부…런던올림픽 유럽 텃세 깨라!

입력 2011-10-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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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레슬링세계선수권이 열렸다. 올림픽 한해 전에 열리는 세계선수권은 메달 경쟁과 함께 6위(종전 8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출전권(쿼터)을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경기장 열기는 선수, 지도자뿐 아니라 경기장면을 카메라에 담는 분석요원들로 더욱 뜨겁다. 올림픽 본선에서 만날 경쟁선수에 대한 정보수집기회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무려 4명의 스포츠과학자가 파견됐다.

한국은 그레코로만형 7체급, 자유형 6체급(120Kg급 제외), 여자 자유형 4체급의 선수가 참가해 2개(그레코 60, 66Kg급)의 쿼터를 획득하는데 그쳤다. 내년 5월까지 쿼터를 획득할 수 있는 대회가 3차례(카자흐스탄, 중국, 핀란드) 더 남았다. 체급별로 총 20명에게 주어지는 출전권 획득을 위한 경쟁은 지속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이번 대회는 이란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이란은 그레코 60. 66Kg급과 자유형 66, 96kg급에서 금메달을 획득,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또 아제르바이잔은 금 2개를 획득해 역대최고성적을 얻었다. 반면 전통 강국 러시아와 미국은 위축됐다. 일본의 여자 자유형 강세(올림픽 4체급 가운데 3체급 석권)는 이어졌다.

이란과 아제르바이잔의 약진은 비합리적 요소의 혁신 및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얻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메달을 목표로 하는 경량급에서 강세를 보여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권의 이란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우리가 패한 그레코로만형 경량급은 불공정한 심판 판정의 결과이며 특히 주심 판정을 배심원들이 뒤집은 것이어서 더욱 아쉽다. 심판 판정도 경기의 일부로 간주되는 스포츠 속성을 고려하면 런던올림픽에서 예견되는 유럽 텃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기존의 스포츠 외교력을 활용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최근 ‘새로운 시작! 새로운 도전! 다시 뛰는 대한민국 레슬링!’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김혜진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이 취임했다. 취임사에서 2012아시아선수권 준비위원회, 런던올림픽 특별위원회, 스포츠과학위원회를 각각 출범시켜 레슬링 발전을 위한 역량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2011레슬링세계선수권을 참관하면서 기존의 노력을 통해 얻은 경기력이 더 이상 국제무대에서 통하지 않아 좀 더 효율적으로 경기력향상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출이다.

런던올림픽까지 연간 훈련계획을 수립하고, 주기적으로 경기력을 측정하고, 피드백 하는 과정을 통해 끊어진 금맥을 잇겠다는 강한 지도력이 한국의 레슬링을 새롭게 부활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규정 KISS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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