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소치올림픽 나올 수 있나? 러시아 국내대회서 10위권 기록

입력 2012-01-04 10: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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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마친 직후의 안현수. 동아닷컴DB

러시아로의 귀화가 확정된 안현수(28, 빅토르 안)가 2014년 열리는 소치동계올림픽에 러시아 대표로 출전할 수 있을까?

안현수는 지난달 26-27일 러시아에서 열린 쇼트트랙 러시안 챔피언십 500미터에서 14위, 1000미터에서 11위, 1500미터에서 9위를 기록했다. 러시안 챔피언십은 우리나라와 비교하자면 쇼트트랙 전국체전 성격의 대회다. 쇼트트랙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 받는 안현수에게 러시아 국내대회 10위권 성적은 어울리지 않는다. 지금의 성적으로는 러시아 대표팀 합류가 불투명하다.

안현수의 이 같은 부진을 설명할 수 있는 첫 번째 가능성은 안현수의 몸 상태가 아직 썩 좋지 않다는 것. 안현수는 2008년 선수생명의 위기까지 갈 만큼 치명적인 무릎부상의 후유증으로 이후 제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안현수는 러시아로 가기 직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지금은 쉬고 싶다. 아직 부상이 완벽히 낫지 않았다. 재활도 좀더 해야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두 번째 가능성은 러시아 쇼트트랙의 급속한 발전이다.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해 10월 연맹과의 충돌로 해임되기 전까지 장권옥-최광복 등 한국 코칭스태프의 관리를 받았다. 러시아는 가장 최근에 열린 국제대회인 상하이 쇼트트랙 월드컵(12/9-12/11) 여자부 3000미터 계주에서 결승에 올라 4위를 차지하는 등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 대회에서 조해리(27)를 주축으로 한 한국 여자 계주팀은 결승 진출에 실패, 6위에 그쳤다.

러시안 챔피언십에서 안현수보다 상위에 오른 선수들은 유진 코즐린, 바체슬라프 쿠긴얀, 블라디미르 그리고리에프, 세멘 엘리스트라토프 등이다. 1500미터는 엘리스트라토프, 1000미터와 500미터는 코즐린이 1위를 차지했다. 네 선수는 세 종목에서 모두 5위 안에 들었으며, 특히 코즐린은 2종목 우승과 함께 1500미터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상하이 쇼트트랙 월드컵 500미터에서 쿠긴얀은 17위, 코즐린은 30위에 그쳤다. 1000미터에 출전한 그리고리에프는 8위, 엘리스트라토프는 35위를 기록했다.

러시안 챔피언십 결과. 9위, 11위, 14위에 각각 안현수의 이름이 보인다.



이 대회 1500미터 우승자는 한국의 노진규(21)다. 곽윤기(24)가 3위. 반대로 1000미터는 곽윤기가 우승, 노진규가 3위다. 이들의 경쟁상대는 캐나다의 찰스 해믈린, 장 올리비에 등이었다.

안현수는 지난해 4월 26-27일에 걸쳐 치른 한국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이들과 경쟁을 펼친 바 있다. 안현수는 선발전 당시 5위를 기록해 국가대표에서 탈락,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실패했다. 당시 안현수를 꺾은 선수들 중 신예 신다운(20)을 제외한 이호석(27)-곽윤기-이정수(24)는 모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안현수는 2010년 소속팀 성남시청이 해체된 뒤 방황한 끝에 지난해 5월 러시아행을 결심했다. 안현수는 9월부터 러시아로의 귀화절차를 밟았고, 지난달 29일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으로 귀화가 확정됐다.

2014년이면 서른 살이 되는 안현수가 소치올림픽 출전권을 얻을 수 있을지, 또 출전하게 되면 한국선수들을 밀어내고 금메달을 따낼 수 있을지, 한국 국민들에게 소치올림픽의 최대 관심사는 쇼트트랙이 될 전망이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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