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엘시티 더샵으로 본 초고층 경제 효과

입력 2015-10-14 14: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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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얹어 놓은 모양의 스카이파크(축구장 2배 규모)로 유명한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은 싱가포르 관광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다. 2009년 6월말 오픈한 이후 1년여 만에 싱가포르 관광객이 20%(196만명) 이상 증가했다. 세계 최고층 두바이 부르즈칼리파가 있는 두바이는 인구 150만명에 불과한데 해마다 7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대만은 타이페이 101이 오픈된 후 4년 만인 2008년에 관광객이 4년 전에 비해 71% (385만명)나 증가했다. 일본 도쿄의 롯본기 힐스. 슬럼화되어 가던 주거지역을 2만여명의 상주인구에 하루 10만 명 이상이 찾는 관광 명소로 재탄생시켰다.

초고층건물은 도시 속 도시라 불리는 ‘입체도시’이다. 우리나라처럼 좁은 국토를 가진 나라에서는 초고층 빌딩이 건축·도시·환경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신성우 한양대 교수는 “20층 건물 3동을 지을 땅에 60층 건물을 지으면 용적률은 같지만 나머지 2동 지을 땅을 공원, 도로확장 등에 이용해 도시환경 개선효과가 있다”며 초고층건물 건설 효과를 설명한다.

도시개발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평적 팽창이 어려운 부산의 도시 특성 상, 지상의 오픈 공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초고층 건축이 효과적인 도시 개발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한다. 한정된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주거, 업무, 쇼핑, 휴식, 오락 등 복합 시설을 갖춘 초고층 랜드마크는, 바다를 끼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 도시관광 인프라를 구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란 뜻이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관광유발 효과가 큰 초고층 빌딩을 경쟁적으로 짓고 있다. 300m 이상의 초고층 건물은 총 79채이며, 현재 건설 중인 곳도 125개나 된다. 상하이, 홍콩, 싱가포르 등 해변을 낀 도시들에 초고층 건물들은 지역 경제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입주를 원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긍정적 결과 때문에 인구와 자원이 밀집된 세계 각국의 도시에서는 앞으로도 초고층 건물이 더 많이 건립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의 관광특구인 해운대는 50층 이상인 고층 빌딩만 25개로, 서울 강남구보다 세배 넘게 많은 곳이다. 2019년 엘시티를 비롯한 초고층 건물이 위치한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대중교통의 연계 및 주변 편의시설 확충이 이뤄질 것이다. 아니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고급스럽고 화려한 모습을 시기 어린 시선으로 보기 보다는 긍정적인 면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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