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영웅’(제작 에이콤) 프레스콜이 개최됐다. 배우 안재욱 정성화 양준모 리사 박정아 등 주조연 배우들이 나와 하이라이트 시연 및 기자간담회 자리에 나왔다.
하이라이트 장면에서는 자작나무 밑에서 안중근 의사를 비롯해 항일투사 11인이 조국을 위해 한 손가락을 바치는 모습을 시작으로 일본군에게 애국지사를 추격하며 벌어지는 액션씬 등을 숨막히는 장면을 선보였다.
또한 애국지사로서 굳건한 의지의 안중근이 아닌 수많은 동지들을 잃어 나약해진 인간적인 안중근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나라가 도대체 무엇입니까”라며 외치는 안중근의 모습과 그의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아주는 어머니 조 마리아 여사의 모습도 보였다.
게다가 안중근 의사와 애국 지사들이 조국을 위해 이토 히로부미의 암살 계획을 짜는 모습부터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고 재판에서 “누가 죄인인가!”를 맹렬히 외치는 안중근 의사의 모습까지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목숨을 바친 자의 삶을 고스란히 무대 위에서 표현했다.
2009년 초연부터 ‘영웅’을 연기한 정성화는 “지금 안중근 의사를 만나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가 다시 되찾은 나라가 녹록치 않은 상황에 있다는 것에 후손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애국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정으로 나라를 위해 사는 방법을 찾고 싶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새로운 안중근 역을 맡은 안재욱은 “초연부터 참여하지 않고 ‘성공’을 이끈 작품에 참여했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늘 마음 한 켠에는 안중근 역을 해야 한다는 저만의 책임감이 있었다. 남다른 의식이 있었다. 그 다짐이 어떻게 보면 도전인데 헛되지 않고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집안의 선조이기도 하신 분이라는 걸 떠나서 민족 전체의 영웅이시니 누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거사를 치르는 역사에 길이남을 모습보다는 그 전에 그가 생각을 갖고 마음을 다지면서 고뇌와 번뇌가 가득했을지 생각한다. 그래서 더 두렵고 떨린다. 그 분은 얼마나 더 떨리고 두려우셨을지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에 대한 생각을 묻기도 했다. 정성화는 “자신이 속한 단체에 희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라를 위해서 봉사를 해야 할 사람이 그 단체의 리더라고 생각한다.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안재욱은 “리더 뿐 만 아니라 옳은 삶은 척하지 않은 삶이 많았으면 좋겠다. ‘내가 리더인 척’ , ‘내가 돈이 많은 척’ 하다 보니 결국 올바르게 살아간 모든 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나. 만약 역사 속 애국지사인 척 했다면 후세에게 기록이 어떻게 돼 있겠나. 책임감이 동반된 진정한 리더가 나왔으면 좋겠다. 뜻이 있다면 리더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의사 의거를 담은 작품으로 조국을 위해 기꺼이 한 목숨 바치는 영웅의 면모와 생존본능과 싸우며 두려움에 떠는 인간 안중근 면모를 그렸다. 유호진 에이콤 대표가 제작과 연출을 맡았으며 배우 안재욱 정성화 양준모 리사 박정아 정재은 김도형 이정열 윤승욱 허민진 이지민 등이 출연한다. 1월 18일부터 2월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에이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