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귓속말’ PD “‘펀치’와 다른 법조드라마…시국 반영有” (종합)

입력 2017-03-08 15: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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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속말’ PD “‘펀치’와 다른 법조드라마…시국 반영有”

또 하나의 ‘문제적 작품’이 안방극장을 찾는다. 27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월화드라마 ‘귓속말’(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이다.

‘귓속말’의 연출을 맡은 이명우 PD는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 인근 카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참석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귓속말’은 법률회사 ‘태백’을 배경으로 적에서 동지로, 그리고 결국 연인으로 발전하는 두 남녀가 인생과 목숨을 건 사랑을 통해 ‘법비’를 통쾌하게 응징하는 이야기다. 배우 이보영과 이상윤이 KBS 2TV ‘내 딸 서영이’ 이후 4년 만에 재회하는 작품이자, 2015년 종영된 SBS 드라마 ‘펀치’를 성공적으로 이끈 박경수 작가와 이명우 PD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하 이명우 PD 일문일답.


Q. ‘진격’에서 ‘귓속말’로 바뀐 이유는 무엇인가.

A. 사실은 제목만 바뀐 것이 아니다. 기존에 준비된 시놉시스와 대본을 모두 바꾼다. ‘진격’은 남성 중심의 드라마였다. 그러나 ‘귓속말’로 바뀌면서 현재의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애초 여러 가지 방향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진격’을 준비하다가 다시 ‘귓속말’로 변경하게 됐다.


Q. 그렇다면 왜 ‘귓속말’인가.



A. 흔히 목소리가 큰 사람을 권력이라고 한다. 반대로 작은 속삭임들이 존재한다. 이런 작은 속삭임들을 귀 기울이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것이 우리 작품이다. 그리고 귀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 소리. 그게 귓속말이다. 그래서 제목을 ‘귓속말’이라고 결정했다.


Q. 박경수 작가의 기존 작품에는 없던 멜로드라마다. ‘귓속말’표 멜로는 무엇인가.

A. 흔히 멜로 드라마라면 남녀 관계를 중심으로 꾸려진다. 그런데 우리 작품에서 남녀 관계가 적으로 만나 동지가 되고, 다시 연인이 된다. 다소 파격적인 부분이다. 다른 멜로 드라마와는 차별화가 있지 않나 싶다. 명확하게 멜로드라마라고 하기 어렵지만, 조금 더 좋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부분을 담는 과정에서 멜로라는 장치로 풀고 있다.


Q. 그렇다면 사회적인 메시지는 없나.

A. ‘펀치’에서 찍고 나갈 때만 해도 많은 정치인들과 고위 관료들이 등장했었다. 그때만 해도 ‘이게 드라마라서 가능했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시국을 보니, 드라마가 현실이 된 것이다. ‘귓속말’에서도 시국을 반영할 것이다. 그리고 연출자로서 현실적인 부분과 드라마적인 요소를 적절히 녹여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Q. 이보영과 이상윤의 재회 호흡은 어떤가. 기존 호흡의 선입견은 없나.

A. 두 사람이 함께 호흡한지가 꽤 됐다. 이전 호흡에 대한 선입견은 없다. 이상윤 캐릭터는 ‘내 딸 서영이’ 속 캐릭터와 전혀 다른 느낌이다. 오히려 연출자로서 고민거리는 이상윤의 기존 캐릭터를 바꾸는 것이다. 교회 오빠 같은 매력을 샤프하면서 지적인 매력을 담아내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니 내 예상대로 될 것 같더라. 될 친구 같았다.

이보영은 기획단계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배우다. 박경수 작가 역시 이보영이라는 배우가 만족감을 드러냈다. ‘진격’을 기획할 당시부터 이보영은 1순위였다. ‘귓속말’로 바뀐 뒤에는 이보영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보영 역시 작품에 관심을 보여 함께하게 됐다. 정말 연기는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로 잘하더라. 이보영을 믿고 촬영하고 있다.



Q. 시청률 고공행진 ‘피고인’에 대한 부담감이 있나.

A.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너무 크다. 작가 역시 같은 생각이다. 그런데 이보영은 쿨하더라. 걱정하지 않더라. 편집실에 와서도 ‘괜찮아요 감독님, 잘 될 거예요’라고 하더라. 그럼에도 난 여전히 부담백배다. 많이 도와 달라. (웃음)


Q. ‘피고인’에 이어 ‘귓속말’도 법조계 이야기다.

A. 우리 작품에서의 법조인 이야기는 다른 작품과 다르다. 조명하고 풀어가는 방식이 다르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두 가지가 있다. 사람이 인생을 살다 보면 한 번쯤 올바르지 않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한 주인공의 인생 스토리가 담겨 있다. 또 하나는 요즘 시국이 답답하다. 이런 답답한 사태에 대해 언론인으로서 하나를 짚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그리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왜 법조계이냐고 물을 수 있지만, 모든 권력에는 법조계가 있다. ‘펀치’를 통해 검찰 권력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사법부인 판사,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뤄 보자는 데에서 출발했다.


Q. 권력 4부작이라고 해야 하나.

권력이라는 단어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권력을 빼고 이 작품을 설명할 수 없다. 이번 작품은 박경수 작가의 ‘권력 4부’라고 말할 수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사랑이 담겨 있다. 그 점에서 차이가 전작들과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전작을 사랑해준 시청자에게 관전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진짜 같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 시청자들이 그런 부분에서 공감하고, 마음 한편에 ‘그래도 세상은 살만 한 곳’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 재미와 감동 이 외에 묵직한 메시지를 담는 것 역시 우리의 숙제이자 시청자가 봐주셨으면 하는 부분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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