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청년들의 멘토로 활동했던 한 목사님의 성추행 스캔들을 다룬다.
● 청년 멘토 목사님이 ‘룸카페’ 단골이 된 사연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에 따르면 과거 성폭력 피해를 입은 뒤, 오랫동안 우울증에 시달려온 고수연(가명) 씨. 그런 그녀를 절망에서 구원해 준 것은 한 심리상담가였다.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있는 수연 씨에게 그는 매일 연락하며 그녀에게 필요한 위로의 말을 들려주었다고 했다.
“’여자는 자궁이 따뜻해야 되는데 니 몸이 따뜻한지 아냐?’ 하면서 제 아랫배 자크를 풀고 손을…” - 고수연(가명) 씨 인터뷰
수연 씨의 말에 따르면, 갑작스러운 성추행이 발생한 건 지난해 5월이었다. 건강이 나빠진 수연 씨에게 상담가는 부쩍 몸과 관련된 성적인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수연 씨는 이어진 6개월 동안의 상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지만, 이 사실을 주변에 알릴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청년들의 멘토이자 명망 높은 목사님이라는 그의 사회적 지위 때문이었다.
수연 씨는 목사님이 자신에게 상담을 해주겠다며 데려간 장소를 제작진에게 알려주었다. 굳이 상담실을 놔두고 수연 씨를 데려갔다는 그곳은 이른바 ‘룸카페’로 불리는 인근의 한 카페다. 자리마다 칸막이와 두꺼운 커튼이 달려 있는 룸카페의 직원은 목사님과 수연 씨를 기억하고 있었다. 해당 룸카페를 본 한 심리상담 전문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건 상담이라고 말하면 안 돼요. 절대로... 원래부터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이 들어요. 이런 세팅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 한 심리상담 전문가 인터뷰
청년들의 멘토였다는 목사님은 정말 이곳에서 파렴치한 ‘멘토링(?)’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 ‘이게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네가 이상한거야!?’
제작진은 취재도중 이곳 룸카페에서 목사님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또 다른 피해자를 만날 수 있었다. 해당 목사가 이끌던 교회의 신도였던 이 피해 여성도 목사로부터 심리상담을 받으려다가 이 룸카페까지 왔고, 갑자기 목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그뿐이 아니었다. 수연 씨가 SNS에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고백하자, 이 목사로부터 몇 년 전 성추행을 당했던 두 명의 여성이 또 있었음이 알려졌다. 당시 피해 여성들이 목사에게 항의하자, 그는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모든 대외활동을 중지하겠다는 약속까지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수연 씨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피해 여성들은 무엇보다 목사가 상담자로서 피해자들의 불안한 마음을 이용해 자신의 성추행을 상담 과정의 일부로 합리화해 왔다는데 분노하고 있다. 뒤늦게 피해 사실을 고백한 수연 씨도 성추행이 혹시 자신의 잘못 때문은 아니었는지 오랜 시간 동안 고민했다고 한다. 오랜 기간 지역에서 청년들에게 상담을 해온 목사님의 진짜 얼굴은 무엇일까.
이날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유명 상담가이자 청년 멘토로 활동했던 목사님의 성추행 스캔들의 진실을 파헤쳐 본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