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 공소남닷컴] ‘믿고 보는’ 캐스팅으로 돌아온 대작들

입력 2018-12-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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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걸작’과 ‘돌아온 스타’들이 12월 뮤지컬 공연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사진은 ‘지킬앤하이드’의 조승우(위 사진·지킬박사 역)와 ‘엘리자벳’의 김준수(아래 사진 왼쪽·죽음 역). 사진제공|오디뮤지컬컴퍼니·EMK

■ 12월을 강타하는 뮤지컬

조승우·홍광호 등 화려한 캐스팅 ‘지킬’
김준수, 5년 만에 ‘엘리자벳’ 으로 첫 복귀
故 이영훈 명곡으로 채워진 ‘광화문연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2월만 같아라”. 12월은 공연계의 명절과 같은 달입니다. 12월도 어느새 중반입니다. 이번에는 뮤지컬 중에서 유독 ‘돌아온 강자’들이 눈에 띕니다. 이미 수차례 공연되어 팬들의 지갑과 마음을 사로잡은 걸작들입니다. 작품성과 흥행이 모두 검증된 작품들이죠.

우선 ‘지킬앤하이드’입니다. “조승우가 나오는 그 지킬?”. 네, 맞습니다. ‘지킬앤하이드’가 돌아오면서, 조승우도 돌아왔습니다. 조승우뿐일까요. 홍광호, 박은태도 함께 ‘지킬’로 컴백했습니다.

‘지킬앤하이드’는 2004년에 국내 초연되어 단 3주 만에 신화를 쓴 작품입니다. ‘전회 매진, 전회 기립(박수)’이라는 한국 뮤지컬사상 최초의 기록을 세웠죠.

‘지킬앤하이드’는 ‘논(Non) 레플리카’ 프로덕션 방식으로 원작사와 계약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복제품이란 의미를 지닌 ‘레플리카’ 앞에 부정의 ‘논’이 붙은 것으로 알 수 있듯, 국내에서 공연되는 ‘지킬앤하이드’는 미국 브로드웨이 버전과 상당히 다릅니다. 원래의 대본과 음악을 바탕으로 하지만 이를 구현하는 방식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팀이 맡습니다.

그 결과 ‘지킬’은 원래 버전에 비해 젊고 도전적인, 그리고 무엇보다 매력이 풀풀 넘치는 인물로 거듭났습니다. 한국관객의 정서를 고려해 드라마도 훨씬 풍성해졌죠.

‘엘리자벳’은 개인적으로도 무척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엘리자벳 황후가 1막 끝에서 부르는 ‘나는 나만의 것’의 감동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요. 황후의 기품이 넘치는 최고의 여배우들이 캐스팅되는데 이번에는 옥주현, 김소현, 신영숙이 맡았습니다.

황후 못지않게 주목받는 캐스팅이 ‘죽음(토드)’입니다. ‘죽음’하면 딱 떠오르는 배우가 김준수죠. 2012년 국내 초연 당시 옥주현과 김준수가 보여 주었던 케미는 그야말로 ‘죽음’이었습니다.

군 복무를 마치자마자 첫 복귀작으로 김준수가 ‘엘리자벳’을 택했다는 점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김준수 외에 박형식, 정택운이 ‘죽음’을 맡습니다.

김준수(왼쪽)와 ‘엘리자벳’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엘리자벳’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가 12일 김준수의 첫 공연을 보러 독일에서 날아왔답니다. “등장부터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대단했다. 내 음악을 완성시켜주는 캐릭터를 잘 표현해 줘 고맙다”고 극찬했다는군요.

‘광화문연가’는 한국 창작뮤지컬의 흥행 자존심이죠. 세 작품 중 가장 빠른 11월2일에 개막했습니다. 이 작품은 가수 이문세의 히트곡 대부분을 작곡한 고(故) 이영훈의 곡들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입니다.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붉은 노을’, ‘그녀의 웃음소리뿐’, ‘소녀’, ‘광화문 연가’, ‘가을이 오면’과 같은 이영훈 작곡가의 히트곡들이 뮤지컬 넘버로 신분을 바꿉니다.

뮤지컬 ‘광화문연가’ 공연 모습. 사진제공|CJ ENM


2011년 초연과 나중 버전은 차이가 꽤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시간여행 가이드인 ‘월하’ 역이죠. 하나의 배역이지만 남자배우와 여자배우가 동시에 캐스팅된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이번 시즌에는 구원영, 김호영, 이석훈이 맡았습니다. 주인공인 명우(중년)는 안재욱, 이건명, 강필석이죠.

12월이란 이름의 광활한 대륙에서 관객 영토싸움을 벌일 ‘돌아온 장고’들 중 흥행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요. 세 작품 모두 보면 된다고요? 역시 우문에 현답이시네요.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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