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스 홀딩 그룹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천즈. 동남아 온라인 사기 조직의 배후로 지목된 프린스그룹 회장 천즈가 캄보디아에서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됐다. 뉴스1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서 대규모 온라인 사기(스캠) 조직의 배후로 지목돼 온 중국계 재벌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캄보디아에서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됐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천즈를 포함해 쉬지량(Xu Ji Liang), 사오지후이(Shao Ji Hui) 등 중국 국적자 3명을 체포해 중화인민공화국으로 인도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천즈의 체포 및 송환과 관련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캄보디아 내무부는 이번 체포가 “초국경 범죄 대응을 위한 협력 범위 내에서 수개월간 공동 수사를 진행한 끝에, 중국 당국의 요청에 따라 지난 6일 수행된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또 천즈의 캄보디아 국적은 지난해 12월 왕실 칙령에 따라 이미 박탈됐다고 덧붙였다.
● ‘강제노동·암호화폐 사기’…미·영 제재에 대규모 자산 몰수
천즈는 캄보디아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이버 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미국에서 사기 및 자금세탁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미 검찰에 따르면 그는 캄보디아 전역에서 인신매매된 노동자들을 감옥과 같은 시설에 감금한 채 강제 노동을 시키는 이른바 ‘강제노동 수용소’ 운영을 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혐의로 미국에서 유죄가 인정될 경우 천즈는 최대 40년형에 처할 수 있다.
미 검찰은 이들 노동자가 폭력 위협 아래 ‘돼지 도살(pig butchering)’로 불리는 암호화폐 사기를 강요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장기간 피해자와 신뢰를 쌓은 뒤 투자금을 가로채는 수법으로, 이 같은 범죄를 통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편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미국과 영국이 천즈를 기소·제재한 이후, 유럽과 미국, 아시아 각국 당국은 그의 회사인 프린스 홀딩 그룹(Prince Holding Group)을 상대로 대규모 자산 몰수에 나섰다. 미국 정부는 이 과정에서 약 12만7271개의 비트코인을 압수했으며, 이는 현재 시세 기준으로 110억 달러(약 159조 원)에 달한다.
● 동남아 확장 속 정치권 유착 의혹
프린스 그룹은 부동산, 금융 서비스, 소비재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며 동남아 전역으로 영향력을 확장해왔다. 이 과정에서 천즈와 그룹 고위 임원들이 여러 국가에서 정치적 영향력과 로비를 활용해 단속을 피해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히 천즈는 캄보디아에서 현 총리 훈 마넷(Hun Manet)과 그의 부친이자 전 총리인 훈 센(Hun Sen)의 자문역을 맡았던 인물로 알려지며 논란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동남아 전역에 다수의 사기 거점이 형성돼 있으며, 이들 조직에 수만 명이 동원돼 온라인 사기를 벌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가담자 중 일부는 자발적이지만, 상당수는 인신매매를 통해 강제로 범죄에 투입된 피해자로, 이 같은 구조가 동남아 온라인 사기 산업을 수십억 달러 규모의 불법 시장으로 키웠다는 평가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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