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만찬 행사 중 총격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태연하게 자리에서 샐러드를 즐긴 남성이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세계적인 연예·스포츠 에이전시인 CAA 소속 마이클 글랜츠 수석 에이전트. 그는 전날 행사장 밖에서 울린 총성을 들었지만 주위에 있던 다른 사람들처럼 바닥에 엎드리진 않았다. 당시 용의자인 콜 토머스 앨런은 행사장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 보안검색대를 향해 돌진하다 제압당했다. 이때 앨런은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등은 총소리가 난 뒤 바닥에 엎드렸다가 경호 인력과 함께 피신했다.

CNN에 포착된 영상에서 글랜츠는 테이블 위에 놓인 부라타 샐러드를 먹으며 아수라장이 된 만찬장을 둘러보기만 했다. 해당 장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고, 사람들은 그에게 ‘샐러드 맨’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25일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에서 총격 소동이 벌어진 가운데 CAA 소속 마이클 글랜츠가 샐러드를 즐기고 있다. CNN 캡처

25일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에서 총격 소동이 벌어진 가운데 CAA 소속 마이클 글랜츠가 샐러드를 즐기고 있다. CNN 캡처


글랜츠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무섭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난 뉴요커다. 사이렌 소리 등 각종 사건사고가 항상 벌어지는 환경에서 살기 때문에 무섭지 않았다”며 “수많은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테이블과 의자를 뛰어넘으며 움직이고 있었고 나는 그걸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왜 바닥에 엎드리지 않았나’라는 물음에 “허리가 안 좋아서 엎드릴 수 없었고 위생에 매우 민감한데 새로 산 옷을 입고 더러운 호텔 바닥에 엎드릴 순 없었다”고 했다.

글렌츠는 같은 날 연예 매체 TMZ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 매일 볼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CNN 진행자인 울프 블리처가 넘어진 것과 자신의 샐러드가 버려지는 것에 대해서만 걱정이 됐다는 취지로 농담했다. 그는 자신의 모습이 SNS에서 큰 관심을 끈 데 대해 “별 거 아닌데 (현 상황이) 우스꽝스럽다(silly)고 생각한다”면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사람들이 이 클립에서 가벼운 웃음을 찾는 걸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