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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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방공무원 채용난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안정적인 직장으로 과거 인기가 높았으나 이제는 지방 대도시마저 신규 직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특정 직종에는 아예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기본적인 행정서비스를 유지하기도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5일 일본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는 2025년도 공공시설 정비 담당자(대졸) 채용공고를 냈으나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니가타시 또한 수도 관련 전기·기계직 지원자가 없어 추가모집까지 열었으나 결국 신규 직원 채용에 실패했다. 이들은 모두 정부령에 의해 지정된 인구 50만 명 이상의 대도시(정령지정도시)들이다.

인구 약 150만 명의 대도시인 고베시 또한 심각한 공무원 인력난을 겪고 있다. 고베시는 민간기업에 쏠리는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연중 상시 채용제도까지 도입했으나 지원자 부족으로 인해 대졸 종합설비(전기·기계) 직렬 선발예정인원의 10%인 단 1명만 최종 합격시키는 데 그쳤다.

● 한때는 인기 직종, 민간기업과 처우 격차 벌어지며 청년층 외면

일본에서도 공무원 인기가 높았던 시절이 있었다. ‘취업 빙하기’였던 1999년도에는 지방공무원 채용 경쟁률이 14.9대 1에 달했다. 그러나 민간기업과 공직의 처우 격차가 점점 벌어지면서 청년층은 공무원을 외면하기 시작했고, 2024년도 공무원 경쟁률은 4.1대 1까지 대폭 하락했다.

닛케이는 2025년 민간 기업들이 물가상승에 맞춰 5.52%의 임금인상을 단행한 데 반해, 지방공무원의 월평균 급여 상승률은 2.93%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공무원 급여 체계상 민간기업의 임금동향을 반영해 한 박자 늦게 임금이 조정되는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와세다대학의 이나츠구 히로아키 교수는 “연공서열 중심의 경직된 임금 체계를 고치지 않으면 우수한 청년 인재들이 모두 민간으로 유출될 것”이라 지적했다.

인력난으로 인해 개개인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악순환도 발생했다. 2024년도 기준 정신질환 등으로 1개월 이상 휴직한 일본 지방공무원은 10만 명 당 2,372명(약 2.4%)으로 15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사람이 부족하니 일이 몰리고, 열악한 노동환경이 알려지며 공무원직의 이미지가 실추되자 채용난이 더 심각해지는 형국이다.

일본 내에서도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 공무원은 법으로 정해져 있는 업무 외에도 관례적으로 광범위한 일들을 맡아 해결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직종별 직무 범위를 명확히 하는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지자체가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려는 ‘자체 해결 노선’에서 벗어나 인근 지자체끼리 업무와 인력을 공동으로 활용하는 광역 연계 등의 유연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