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만만집중력‘쑥’…‘필드의夜한유혹’

입력 2008-05-22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새벽에 나갈까. 밤에 나갈까!’ 골프에 빠진 대한민국 골퍼의 공통점. 필드만 밟을 수 있다면 시간불문, 장소불문이다. 꼭두새벽에도 2시간씩 차를 몰고 골프장으로 가는 일은 예사다. 작대기 몇 번 휘두르면서 모처럼의 주말을 보내는 ‘골프홀릭’이 대한민국 골퍼의 자화상이다. 주체할 수 없는 라운드 욕구를 누가 말릴 수 있을까. 이런 골퍼들을 위해 이색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서울 근교에 문을 열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스카이72GC의 나이트골프는 낮이고 밤이고 시간에 상관없이 올 라운드 플레이가 가능하다. 골프의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올빼미 골프’의 현장을 체험했다. 오후 5시에 회사를 나서 스카이72골프장이 위치한 인천 영종도로 향했다. 러시아워를 피한 탓에 서울 시내는 교통체증이 심하지 않았다. 광화문에서 골프장까지는 약 50km. 길만 막히지 않는다면 1시간 안에 도착이 가능한 거리다. 예상대로 1시간이 조금 덜 걸려 골프장 클럽하우스에 도착했다. 다른 골프장 같았으면 라운드를 마친 골퍼들이 클럽하우스를 빠져 나갈 시간일 텐데 스카이72 골프장의 클럽하우스에는 골프백을 들고 들어오는 골퍼들로 북적였다. 올빼미 골프의 맛을 보기 위해 몰려든 골프홀릭들이다. 아직까지 야간 라운드에 익숙하지 않은 골퍼들이 많아 한가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은 골퍼들이 카트 안에서 티오프를 기다리고 있었다. 골프장 관계자에 따르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직장인이나 개인사업자 등이 주 고객이고, 최근에는 여성골퍼들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여유로운 라운드를 위해 6시 30분 마지막 시간을 택해 티오프했다. 5월 중순이지만 8시 무렵까지는 조명을 켜지 않고도 플레이할 수 있을 정도였다. 좀더 일찍 출발할 경우 주간 9홀, 야간 9홀 플레이가 가능해 보였다. 6번 홀 그린에 이르러서야 서서히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페어웨이를 따라 설치된 조명에서 일제히 불이 켜졌다. 어둠이 내린 필드에 조도 400룩스의 조명이 밝혀지니 홍콩의 1000만 달러짜리 야경 못지않은 풍경이 펼쳐졌다. 스카이72골프장의 조명은 일반 골프장(100∼120룩스)보다 4배 정도 밝은 수준이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을 정도의 밝은 조명은 ‘OB’만 빼고는 페어웨이를 벗어난 볼도 찾을 수 있다. 조명에 눈이 부시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기우일 뿐이다. 조명억제 공법을 이용해 눈부심 제어장치를 설치해 플레이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처음 한두 홀은 밝은 조명 빛이 어색한 느낌이다. 모든 시선과 조명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스윙에 힘이 들어가고 괜한 긴장감이 생긴다. 하지만 적응이 끝나면 한낮에는 느낄 수 없는 새로움이 생겨난다. 플레이의 묘미도 주간 라운드와는 완연하게 달랐다. 무엇보다 좀더 볼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발휘되면서 연습했던 기술 등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 팀으로 출발했기에 OB가 나면 눈치껏 멀리건을 받고 다시 티샷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초보자들의 경우 앞 팀에 쫓기고 뒤 팀에 밀려 마음 놓고 플레이하기가 쉽지 않은데 야간 라운드에서는 그나마 덜 눈치를 볼 수 있어 여유 있는 라운드가 보장됐다. 후반으로 갈수록 짙은 어둠이 깔리면서 운치를 더해준다. 어둠이 짙어지면서 티잉 그라운드와 페어웨이, 그린에만 조명이 밝게 들어오는 게 골프장을 통째로 전세 내 라운드 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하면서 ‘왕’이 된 기분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골퍼들의 마음은 18홀 라운드만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날도 시간만 허락한다면 밤 새워 플레이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어느덧 시간은 밤 12시를 넘어 가고 있어 아쉬운 라운드를 마쳤다. 한 여름의 필드는 온도가 30도를 훌쩍 넘겨 라운드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무더위와 작렬하는 태양을 피해 여름에도 시원한 라운드를 즐기고 싶다면 한밤의 골프데이트를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 이 골프장에서는 8월까지 매일 야간 올빼미 골프를 즐길 수 있다. 6월부터는 오후 7시가 넘은 시간에도 티오프 할 수 있기 때문에 퇴근 후에도 18홀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영종도=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