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열린스포츠]용병확대는‘시기상조’

입력 2008-05-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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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3분의1이 지나니 각 팀의 전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은 어느 팀도 시즌을 포기하기는 이르다. 하위팀들은 전력보강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 상황에서 전력보강은 부상선수의 복귀, 트레이드 그리고 부진한 용병의 교체 등이 있다. 이 중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용이한 부분은 용병의 교체다. 올 시즌만 하더라도 SK의 쿠비얀, 삼성의 크루즈, LG의 브라운, 두산의 레스가 여러 가지 이유로 퇴출됐다. KIA의 발데스와 리마도 아슬아슬하다. 프로야구의 흥미로운 통계중 하나는 매년 5월말까지 꼴찌팀은 한번도 ‘가을야구’에 초대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즉 LG, 우리, KIA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으니 전력보강에 수단과 방법을 가릴 처지가 아닌 것이다. 우리 히어로즈는 재정문제와 스코비와 브룸바의 경기력으로 볼 때 교체할 가능성이 낮다. LG는 이미 결단을 내렸고, KIA도 교체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팬들 입장에서도 용병을 통한 전력보강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이쯤에서 한번 본질적인 화두를 던지고자 한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이상적인 용병의 수는 몇 명인가? 올 시즌이 끝나면 일부구단에서 용병 수의 확대를 주장 할 개연성이 높다. 필자는 반대한다. 현재의 2명이 합리적이라 생각된다. 용병이 국내 야구수준의 향상에 기여한 바는 인정하지만, 한국프로야구가 세계 최고수준의 리그가 아닌 이상 자국리그의 보호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 용병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한다. 한국프로야구는 특히 지역연고성이 강한 종목이다. 프랜차이즈 스타도 지역출신에 집중되고 있다. ‘지역감정’으로 여기까지 성장해 왔다. 용병의 확대는 시기상조다. 현실적으로 용병확대는 아마야구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다. 2군선수를 육성하는 일에도 소홀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용병은 한국에 오는 순간 주전이다. 용병의 자리는 경쟁이 불가능하다. 또한 용병들은 한국에서 정착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한국을 발판으로 일본에 진출하는 것이 꿈인 것이다. 거쳐 가는 정거장에서 유의미한 ‘문화’를 창조하기는 어렵다. 용병은 너무 잘해도 떠나고, 못해도 교체되는 운명인 것이다. 야구의 장점이 무엇인가! 세월과 더불어 선수와 함께 늙어가면서 추억을 만들고, 자식에게 전설을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것이 야구다. 용병은 본질적으로 이러한 추억을 만들기가 어렵다. 프로야구 팀은 전지훈련으로 기량을 향상시키고, 팀워크를 통해 시즌 ‘드라마’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통해 팬들에게 ‘야구의 가치’라는 화두를 던질 수 있다. 용병확대는 손안대고 코풀려는 구단 이기심의 발로이다. 현재의 용병교체가 시즌 후 용병확대로 이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전 용 배 동명대학교 스포츠레저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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