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91호,‘잠실홈런왕’등극

입력 2008-05-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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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홈런왕’이 새로 탄생했다. 왕위를 물려받은 주인공은 두산의 간판타자 김동주(32). 드넓은 잠실에서 11년째 터줏대감 노릇을 해온 그가 마침내 제대로 된 주인 대접을 받게 됐다. 스스로 쌓아올린 노력과 땀의 결실이다. ○잠실 ‘터줏대감’의 자존심 회복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서울 라이벌전. 변함없이 4번타자로 출전한 김동주는 0-3으로 뒤진 3회 1사 3루에서 LG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과 맞섰다. 4구째 직구(146km)가 몸쪽으로 높게 쏠리자 특유의 풀스윙으로 힘껏 잡아당겼다. 타구는 115m를 날아가 좌측 담장을 그대로 넘어갔다. 올 시즌 11호포이자 개인 통산 207호 홈런. 김동주가 잠실구장에서 그린 91번째 아치이기도 했다. 팀 동료였던 타이론 우즈(주니치)가 잠실 홈런 90개를 때려내고 한국을 떠난 지 벌써 6시즌 째. 마침내 김동주가 새로운 잠실구장 최다 홈런 기록을 작성했다. 11일에는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타자로는 최초로 통산 200홈런 고지를 밟았던 김동주다. 이번엔 LG와의 라이벌전을 통쾌한 8-5 역전승으로 이끄는 발판을 마련하며 기념비적인 홈런을 더욱 빛냈다. ○두산, 5월 고공행진 ‘김동주 있음에’ 김동주는 1998년 두산의 전신 OB에 입단한 후 줄곧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 중 하나로 인정받아왔다. 파워와 유연성을 동시에 겸비한 그에게 늘 “서울 구단에서 뛰지 않았다면 홈런왕을 몇 번은 하고도 남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따라다닌 이유다. 라이벌팀 LG의 김용달 타격코치마저 “국내에서는 쉽게 나올 수 없는 유형의 타자”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곤 했다. 올 시즌 초반에는 잠시 고전하는 듯 했다. 4월까지 2할대 타율에 허덕이며 이름값을 못했다. 하지만 5월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제 모습을 되찾았다. 김동주의 5월 성적은 타율 0.386에 8홈런·20타점. 두산의 경이적인 5월 성적(16승4패)은 김동주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어머니와 아내, 김동주의 ‘힘’ 두 여인의 응원 덕분에 마음이 편해진 덕도 크다. 김동주는 200홈런과 잠실구장 최다홈런보다 어머니 이정임씨의 건강에 훨씬 더 관심이 많다. 이 씨는 지병인 후두암과 당뇨 합병증 때문에 올 초 급격히 건강이 악화됐다. 김동주가 전지훈련과 베이징 올림픽 최종 예선 도중 귀국해 직접 간호해야 할 정도였다. 다행히 최근 병세는 호전됐다. 김동주는 “어머니 건강이 많이 좋아져 마음이 훨씬 가볍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지난 시즌 초부터 매일 도시락을 챙겨주는 아내 김지은씨의 응원도 힘이 됐다. 아내 덕분에 체중조절에 성공하고 영양에 균형도 맞출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지난해 두산과 1년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던 김동주는 올 시즌이 끝나면 또다시 일본 프로야구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하지만 그 전에 두산의 우승을 한 번 더 경험하고픈 게 김동주의 또다른 소망이다. 지금 같은 기세라면 두산에게도, 김동주에게도 무리한 희망만은 아닐 듯 하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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